소스 직접 만들어 사용, 일급 요리사도 감탄

12년째 한자리에서 돈까스만 판매
하루 180~190그릇 꾸준히 팔려

“어 정말 그대로 있네”

우산동 현대자동차 뒤 복개도로변에 위치한 돈까스식당(사장:박종순) 문을 빼꼼히 열어보고 추억에 잠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대부분 상지대를 다녔던 학생들과 원주에 살다가 외지로 나간 사람들이다.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이집 돈까스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찾아왔다”는 것.

12년 역사 중 박종순(47) 사장이 운영을 맡은 것은 올해가 5년째. 초기 7년간 운영하던 신영순 사장이 건강 때문에 활동이 어려워지자 같은 교회를 다니던 박 사장이 그 뒤를 이어 한층 업그레이드 된 맛을 자랑하고 있다.  

외관은 비록 허름하지만 돈까스식당에 대한 시민들의 사랑은 극진하다. 하루 180~190그릇이 꾸준히 팔려나갈 정도. 한 자리에서 돈까스 하나의 메뉴만을 가지고 12년째 문을 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그 맛의 특별함에 관심이 옮겨진다. 하루가 다르게 입맛이 바뀌는 현대인의 취향을 사로잡고 있는 비결은 정성에 있다. 재료하나를 들이고 손질하는데도 세심한 손길이 가는 것은 물론 소스며 양념 하나까지 직접 만들어 사용할 정도.

매일 들여오는 20Kg의 돼지고기는 미리 정육점에서 기계로 한 번 눌러 오지만 식당에서 뭇매질은 필수코스.

여느 집과는 달리 고기망치대신 빈 병을 사용하는 것도 독특하다. “손에도 익숙하지만 고기가 부서지지 않고 고르게 펴지기 때문”이라는 게 박 사장의 설명. 직접 볶은 소금과 후추에다 밝힐 수 없는 두 가지 재료를 배합해 양념을 하고 하루나 이틀 냉장 숙성시켜 사용한다.

밀가루·계란·빵가루를 입혀 200도 온도에서 한 번에 튀겨 낸다. 바삭바삭하고 담백한 맛을 내는 비결이 기름의 온도와 시간에 달려있기 때문. 여기에 서울 강남 유명레스토랑의 일급 주방장들도 극찬을 아끼지 않는 소스가 올려진다.

사과와 배, 양파, 마늘 등 6가지 재료를 4시간 이상 끓여 준비한 육수에 우스타드소스·브라운소스·포도주·월계수 잎 등 8가지 재료가 더해진다. 특히 우스타드소스와 브라운소스 등 대부분 재료를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있어 섣불리 흉내낼 수 없는 맛을 자랑한다.

깍두기, 무청시래기된장국, 풋고추와 된장 등 함께 내는 반찬은 어색해 보이지만 돈까스와 환상적인 궁합을 보인다. 가장 한국적인 퓨전돈까스의 탄생이다. 여기에 밥 한공기가 따로 제공되는 것도 장점. 일일노동자들 사이에 “이집 돈까스만큼 든든한 음식이 없다”며 엄지 손가락을 세우는 모습이 어색한 풍경이 아니다.(4천500원)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라 “외박·휴가나온 군인들이나 학생들에게는 고기 한점이라도 더 올리려고 노력한다”는 박 사장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한끼 식사라도 나눠 주며 주변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70석 좌석에 인근 무료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다. 오전10시부터 밤9시까지 영업하며 일요일은 휴업. ▷문의:748-3386(돈까스식당)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