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흘러도 변함없는 맛 유지
유명세 넘어 명품된 닭발 하루 3~4천개 모자라

소주 한잔 생각날 때. 옛 정취가 그리울 때 그리고 얇은 지갑이 걱정 될 때. 원주시민들이 맘 편히 떠올리는 곳이 있다. 중앙동 로데오거리에 위치한 노다지야식(사장:김송자)은 반가운 사람과 만남의 자리로, 군 입대를 앞둔 친구를 배웅하는 장소로, 때로는 피곤한 하루를 정리하는 공간으로 늘 원주사람들과 함께 했다.

노다지야식만큼 여러 이름으로 불린 곳도 있을까. 노다지 야식, 노다지집, 앞 뒤 다 빼 버리고 노다지, 심지어 닭발집이라고만 해도 원주에서는 통용이 되고보니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원주시민의 사랑도 깊었음을 알 수 있다.

1960년대 말 남부시장 인근 당시 버스차고 앞에서 포장마차로 출발한 노다지야식은 김송자(61) 사장이 손 맛으로 일군 곳이다. 노점을 접고 구 원주군청(강원감영 터) 옆에서 첫 점포를 연지도 이미 30여년. 이후 4~5번의 이전을 거쳐 현재 위치에 자리잡기까지 세월은 흘렀지만 그 맛은 변함없다.

현재는 장성한 세 아들 박성수(41), 광수(39), 인수씨(37) 삼형제가 일손을 돕고 있다. 재료를 들여놓고 손질하는 등 하루 장사를 준비하고 손님을 맞는 일은 삼형제의 몫이지만 음식이 손님 상에 오르기 전 김 사장의 검열은 필수. 큰 아들 성수씨는 “아무리 힘이 들어도 음식만큼은 사소한 부분도 그냥 넘기는 법이 없다”며 늘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는 비결로 모친의 일관된 정성을 꼽는다.                  

그 때문인지 이 곳의 닭발은 유명세를 넘어 원주의 명품음식이 된지 오래. 입 소문이 각지로 퍼져 제천, 여주, 충주에서까지 노다지 닭발을 맛보기 위한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 3천~4천개의 닭발이 모자랄 정도라니 그 인기를 실감하고도 남는 이유다.

노다지 닭발 맛의 비밀은 배합에 있다는 게 김 사장의 귀뜸이다. 고추가루, 간장, 설탕 등 지극히 평범한 6가지 양념이 닭발에 들어가는 재료의 전부. 잘 손질한 닭발을 한 솥 가득 끓이면서 6가지 양념을 함께 넣고 버무린다. 끓이는 과정에서 양념을 계속 첨가 하기에 특별하게 정해진 양도 없이 온전히 손 맛과 감각에만 의지한다. 2시간을 끓이는 동안 이 과정을 4~5차례 반복 하면서 간을 맞추고 손님 상에 내는 것. 기호에 따라 그냥 먹어도 좋고 연탄불에 구워 먹는 것도 별미.(4천원)

또 하나의 인기메뉴인 닭사리는 닭갈비에 국수사리를 얹어 낸다. 양이 푸짐해 한끼 식사대용으로도 손색없고 닭고기와 국수를 함께 맛볼 수 있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5천원)

닭발과 닭사리가 워낙 유명해 ‘닭발과 닭사리에 소주 한병’이 손님들 사이에 주문 공식처럼 되 버렸지만 꼼장어, 오징어, 대합, 똥집, 김밥 등 포장마차 하면 연상되는 다양한 안주들도 4천원에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52개 좌석에 오후7시부터 새벽3시까지 영업한다. ▷문의:746-0528(노다지야식)
김민호  mh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