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협동사회 연구원을 개원하며


우영균
(지역협동사회연구원장·상지대 교수)


며칠전 인터넷에서 농협 관련 통계자료를 검색하다가 ‘농협과 일반은행은 어떻게 다른가’, ‘농협은 국가기관인가’, ‘생협은 무엇을 하는 조직인가’ 등 협동조합에 대한 기초적 수준의 질문이 의외로 많이 올라와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에 대한 답변 중에는 잘못 알고 있는 것들도 상당수 있어서,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반면 일반인들의 인식은 아직 그리 높지 못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나마 알려주고 있는 것 같았다.


협동조합은 사업활동을 하는 경제조직이기는 하지만,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일반적인 기업과는 달리 이용상의 편익을 도모함으로써 조합원의 경제적 이익을 증대시키려는 비영리조직이다. 좀 상징적으로 말한다면 내가 ‘남이 아닌 자기자신과 거래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려는 타인과 거래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익을 옹호해 줄 수 있고 나의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대리인을 만들어서 이용하는 것이며, 그 대리인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협동조합에 대해 생소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의외로 협동조합은 어떤 경제조직보다도 우리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2003년말, 농수축협, 신협, 새마을금고, 생협 등 우리나라 협동조합 조직의 전체 조합원수를 다 합치면 2천만명이 넘는다. 중복가입을 고려하더라도 적어도 가구당 평균 1명 정도는 어떤 종류이든 협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조합원의 상당수는 협동조합에 대한 인식없이 좀 색다른 형태의 기업 정도로 생각하고 이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조합도 협동조합의 운영방식과는 동떨어진 운영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협동조합에 대한 연구와 교육 및 홍보가 필요한 이유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원주는 고 장일순 선생님과 김지하 시인으로 대표되는 생명사상의 발원지로서 생협운동이 활발한 지역이다. 그리고 열의와 기대가 큰 만큼 새로운 발전방향에 대한 모색과 문제점에 대한 해결의지가 강하다. 협동조합이 직면하는 이런 과제들을 대학의 연구진과 협동조합의 활동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 나가자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상지대학교와 원주협동조합운동협의회가 ‘지역협동사회연구원’을 공동으로 설립하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지역협동사회연구원’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협동조합과 공동체의 연구를 통해 지역사회의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취지에서 설립되었다. 다양한 협동조합과 공동체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그 풍부한 경험과 인적 자원을 통해 보고 배우면서 연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연구원은 매우 행복한 환경 속에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협동조합 특히 생협에 관한 연구는 이제 시작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연구과제는 산적해 있다. 우리 연구원은 정기적인 연구회와 심포지움을 통해 연구결과를 지역사회에 환원해 나갈 것이다.


협동조합과 지역공동체의 발전을 위해서는 열정과 실천적 지식을 겸비한 인재의 양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따라서 우리 연구원은 앞으로 협동조합 및 공동체의 지도자 과정을 개설하여 운동을 이끌어 나갈 인재 양성의 산실로서도 한몫을 담당하고자 한다.


또한 일반인에 대한 협동조합 교육과 홍보를 통해 협동조합의 경제적 성격과 운영방식에 대한 인식을 높임으로써 협동조합이 진정으로 경제적 약자를 위한 조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갈 것이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