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학교, 특정단체 행사에 학부모 참석 독려 물의

모 학교는 교통비도 지급

일부 초ㆍ중ㆍ고교에서 정치색깔 짙은 시민단체 토론회에 학부모 참석을 독려해 물의를 빚고 있다.
지난 11일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강원본부(이하 학사모)’ 주최로 열린 ‘강원교육 발전을 위한 학부모 토론회’.
명목은 강원 교육 향상을 위한 학부모 토론회였지만 발제 내용에서 주를 이룬 것은 사학법 개정의 부당성과 고교 비평준화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자리였다.
또한 참석 학부모들에게 나눠 준 유인물 중에는 현 시국을 ‘좌익세상, 편가르기’로 평가하고 이해찬 국무총리를 경질하라는 등의 정치적 내용이 담긴 ‘자유시민저널’도 포함돼 있어 물의를 빚었다.
사립학교법 개정의 문제를 표방하는 발표자는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운동을 악과 싸워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이라고 표현하며, 상지대를 ‘국가에 의한 사학탈취 모델’로 이야기해 일부 학부모들의원성을 사기도 했다.
학사모는 지난 9일 도내 초ㆍ중ㆍ고교 학교장과 각 지역 교육청 앞으로 공문을 보냈고, 학교에서 학교 운영위원장이나 어머니회장에게 참석할 것을 독려했다. 공문에는 ‘고교 비평준화의 필요성, 사학법 개정의 부당성’이라는 내용이 이미 담겨져 있었다.

모 중학교에서는 학교 운영위원에게 회비와 교통비까지 주었는가 하면, 도 교육청과 원주교육청 관계자가 토론회 이후 열린 연찬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회비가 3만원인 것을 몰랐던 학부모 10여명은 행사에 참석하지 않고 돌아가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모 학교 운영위원인 학부모는 “학교에서 교육발전을 위한 토론회라고 해서 왔는데 정치적인 색깔이 분명한 행사”라며 “학교가 특정 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학부모들의 참석을 독려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 학교 어머니 회장은 “학교에서 임의로 학교 학사모 회장을 시켰다”며 “어떤 모임인지도 모르고 학부모들을 몰고 온 내 입장이 너무 난처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사모 강원본부 관계자는 “취지는 강원 교육 발전에 대한 학부모들의 의견을 모아 교육청에 건의를 하자는 차원이었고, 사립학교법 개정과 관계된 내용은 단지 법 개정을 반대하는 측의 입장을 한번 들어보는 차원이었다”며 “정치색깔 짙은 유인물 또한 사립학교법 개정 반대 관련 발제자 측에서 제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회비는 각 학교로 공문을 보낼 때 명시를 했는데 학부모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선기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