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루함과 권태의 다른 이름인 장마도 시작되었다. 마지막 시험이 있던 날, 제자 한 명이 나를 찾아와 말하기를, 한 학기가 지나가고 또 속았다는 느낌이 든다고 했다. 학기초에 세웠던 계획과는 전혀 달라져있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기 자신을 속이며 살았던 자신의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왜 늘 자신은 거짓말쟁이에 사기꾼의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아무리 그렇게 자신을 미워하여도 그 모습이 자신이니, 다시 자신을 사랑하는 모습을 배우라고 했다. 좀처럼 달라지지 않을 듯 보이는 우리의 반복된 모습이 짜증이 나지만, 내일은 달라지리라는 기대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나?
더 잘할 줄 알았는데 기대와는 달리 실망하였을 때, not very good이란 표현을 쓴다: “What was the movie like?” “Not very good, really”(“영화 어땠어?”“사실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 그렇게 나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좋지도 않다는 표현으로, nothing special이 있다: “Was the food good?” “It was okay, but nothing special.”(“음식 괜찮았어?”“그렇고 그렇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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