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30여명 선뜻 동참 ‘흐뭇’


봉산동 차금식 통장 희귀병 앓다 세상 떠난 딸 생각하며 시작

목수, 전기공, 미장공등 자발적 참여 … 내년 1월 사업단 발족


봉산동 주민들이 관내 저소득층 가구의 주거환경개선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마을주민들의 힘을 모아 관내 독거노인을 비롯한 불우이웃의 집을 수리해 주기로 한 것.
이 사업을 처음 착안해 지금까지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한 사람은 봉산동 11통 통장을 맡고 있는 차금식씨(50). 차씨는 “희귀병을 앓던 딸이 27세 나이로 지난 5월 세상을 떠나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딸처럼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을 돕고 싶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차씨는 사업을 함께할 주민을 모집하고 있다. 목표는 50명. 지금까지 사업에 동참하겠다고 의사를 밝혀온 사람은 30여명 정도이다. 차씨는 “50명이 되면 한 사람당 월회비를 1만원씩 받아 이 돈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에게 돌아가며 집수리 지원도 하고, 난치병으로 고생하는 사람도 도울 예정”이라고 밝혔다.


차씨는 ‘봉산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문건을 직접 만들어 회원의 자격과 의무를 정하고 회원가입 서약서를 받고 있다. 본격적인 사업은 내년 1월 10일경 시작할 예정. 목표인원인 50명이 채워지면 ‘저소득층주거환경개선사업단’을 발족하고 구체적인 사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역점사업이 저소득층 주거환경 개선이다보니 차씨는 후원자를 모집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어다니며 목수일을 하는 주민을 비롯해, 전기기술자, 미장기술자등을 사업에 동참자로 참여시켰다.


차씨는 “관내주민 대부분이 부유하게 살지는 못하지만 뜻에 동참해 주는 주민들이 많아 너무 뿌듯하다”며 “어려운 만큼 서로 돕고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점점 퍼져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업에 있어 가장 큰 난관은 집 수리에 필요한 자재를 구입하는 것. 집수리용 자재들이 대부분 고가이다보니 주민들이 내는 회비만으로는 충당하기 힘든 상황.


차씨는 “자재가 새것이 아니더라도 집수리를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며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주민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봉산동 동사무소 관계자는 “가난은 나라도 구제하지 못한다고 했는데 주민들 스스로가 나서서 이런 사업을 추진하니 너무 감사하다”며 “행정기관 차원에서도 도울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봉산동 한 주민은 “관내 다른동에서도 저소득층 가정을 위해 집수리를 해온 것으로 알고 있지만 순수 민간인 사업단이 구성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런 사업이 원주 전체로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차씨는 “사업단이 구성되면 사업단 책임을 맡을 생각은 없다”며 “다시 평범하게 돌아가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