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거리사랑촌 “소화기 있어도 관리자 자리 비우면 장애인과 노인뿐”


지난 10일 충남 서천 노인요양시설인 금매복지시설의 화재로 노인 9명이 숨졌다는 소식을 접한 관내 미인가사회복지시설 관계자들은 ‘남의 일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아무리 조심하고 철저한 안전단속을 한다고 해도 열악한 미인가사회복지시설의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한 화재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노인과 장애인 17명이 생활하고 있는 갈거리사랑촌은 시골집 5채를 매입해 생활터전을 만들었다. 흙벽돌집이었던 것을 시멘트로 벽을 보수하고 집안 곳곳에 소화기를 배치해 놓기는 했지만 늘 불안하다.
더욱이 시골지역이다 보니 쥐가 전선등을 갉아 먹는 일이 많아 3년에 한번씩 전선을 모두 교체하기는 하지만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장애인과 70세 이상의 노인들이 소화기로 불을 끌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현재 갈거리사랑촌에는 노인 4명과 장애인 13명이 생활하고 있는데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한 사람은 한명도 없다.


그렇다보니 야간에 5채의 집 중 한 집에서 불이난 것을 관리자가 몰랐을 경우 노인들이나 장애인들은 불상사를 당하기 십상이다. 갈거리사랑촌에서 숙식을 하는 관리자가 한명밖에 없기 때문. 낮 시간에는 몇사람이 더 있지만 저녁에는 모두 집으로 돌아간다.


운영비가 부족해 숙식까지 할 수 있는 관리자를 더 채용하기도 어렵다. 또 관리자가 외출을 할 경우 시설은 모든 사고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화재보험에 가입하려 했지만 보험회사에서 거절당했다.


정운경 갈거리사랑촌 사무장은 “다른 미인가사회복지시설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겨울이 되면 화재 위험 때문에 늘 불안하다”고 했다.

사회복지 관계자는 “미인가사회복지시설의 경우 자원봉사자나 관리자등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면서 “지역사회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 이들에게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고 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