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만 표시 문제 외국산도 포함돼야 제도 정착

횟집 영세해 별도 수족관 설치 못하는 것도 원인


국산 활어 원산지 표시제가 소규모 업소의 반발과 단속인력 부족등으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정부가 수입산 활어에 대해서는 통상마찰을 이유로 원산지 표시제를 도입하고 있지 못한 것도 국산 활어 원산지 표시제 시행의 문제로 지적됐다.


국산 활어 원산지 표시제는 지난 7월부터 시행된 것으로 국내산 활어를 판매할 목적으로 하는 위판장과 도·소매시장, 수족관을 갖춘 횟집등에서는 국산과 수입산이 섞이지 않도록 구분하고 푯말이나 표시판등을 이용해 어종명과 원산지(국내산)를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산 활어를 판매하는 업소가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과 부과된다. 또한 수입산을 국산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원산지 허위표시 행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는 저가 수입산 활어가 국내산으로 둔갑 판매되는등 소비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만들었으나 실제로 단속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내에는 국산 활어 원산지 표시제 단속 적용을 받는 업소가 100여 곳이 있다. 그러나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단속건수는 전무한 상태며 아직까지 각 업소를 대상으로 계도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활어 원산지 표시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이유는 영세업소의 반발과 단속인력의 부족 때문이다. 활어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각 어종에 따라 수족관을 설치해 칸칸이 분리해야 하지만 영세성 때문에 수족관을 확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횟집을 운영하고 있는 한 업주는 “수입산이 국산으로 둔갑하는 것을 막아보자는 차원은 좋은데 대부분 횟집이 영세하다보니 어종별로 수족관을 만들고,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해 표시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없다”며 반박했다.

수입산과 국내산을 구분할 수 있는 전문적인 단속인력 부족도 제도 시행의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원산지 표시를 담당하고 있는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수산직 공무원도 국내산과 수입산을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에 단속을 할때는 실제로 매매서류를 추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시에서 수산물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없고 축산물 유통과 함께 병행하다보니 실제로 단속의 어려움이 많다”고 밝혔다.


수산물 유통관계자는 “정부가 국산 활어에 대해서만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수입산을 국산으로 둔갑시킬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원산지 표시제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국산은 물론 외국산에 대해서도 원산지 표시제를 시행해 소비자 보호와 유통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계도기간을 좀 더 운영한 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단속을 펼쳐나갈 계획”이라며 원산지 표시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했다.


<김선기 기자>  skki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