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은 주
참교육학부모회 원주시지회장
박찬언씨는 그럴 의도가 없었겠지만, 나는 이분의 글을 읽으며 민망함, 황당함과 함께 여성문제에 대한 원주투데이의 논조 자체를 우려하게 되었다.
민망함은 이런 것이다. 나는 단 한번도 이분과 여성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눠본 바도 없으면서 최소한 그 연배의 더도 덜도 아닌 보통 한국남성의 의식정도는 기대했다. ‘여성운동을 가정에서부터 전개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얘기를 이다지도 격앙된 논조로 큰 지면을 할애하여 쓴 이유가 무엇인지. 바로 그렇게 여성운동은 가정에서부터 전개되고 있지 않은가.
정작은 ‘여자들아, 세상 시끄럽게 하지말고 고 홈해라’를 외치고 싶은 건 아닐까? 이분에게 여성문제에 대한 진보적인 시각자체는 기대하지 않았으되, 이건 정말 아니다. 멀게는 모계사회, 고려시대에도 가능했던 여성 호주제, 남성보다 막강한 의무와 권리를 누렸다는 조선여인들. 글에서 언급된 내용들은 별 신빙성도 없으며, 문제는 최소한 역사가 보수주의자들이 현실을 왜곡, 호도하는데 이용돼서는 안된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막강한 의무와 권리가 양립할 수 있는 명제인지, 조선여인들의 막강한 의무와 권리의 실체는 어떤 것인지, 논리의 빈곤과 어울리지 않는 높은 톤이 나는 민망하다.
황당함은 이런 이유에서다.
왜 이분은 ‘여성이 주체가 되어 남녀평등, 성희롱등 하루하루 여성을 위하는 단어들이 난무하는 현실’이 난감하고 불편한가. 남녀불평등의 문제, 성희롱, 성폭력의 문제는 ‘여성을 위하는 단어’가 아니라, 여성문제를 확연하게 드러내는 말일 뿐이다. 그 거부감, 난감함의 이유가 남과 여는 어디까지나 동등한 위치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라니. 이건 또 무슨 봉창 두드리는 얘기인가. 이것이 진심이라면 남과 여가 동등한 위치가 되지 못하게 하는 뿌리깊은 불평등 관행, 사회적인 모순을 드러내는 데 언론인으로서의 건강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 중략 …
글의 비논리성, 잘못 선택된 단어와 문맥의 어색함, 부적절한 예시등이 나는 내내 너무너무 거북했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자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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