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열(단계초등학교 교장)

살 맛 나는 세상과 죽고 싶은 세상은 백지 한 장의 뒤집기와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따라 살 맛 날 수도 있고 죽고 싶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이 고달파 죽고 싶다면 즐거운 일을 떠올려 살고 싶은 용기를 새롭게 다지면 된다는 간단한 논리가 통하지 않는 세상사이다. 그러나 많은 실패자는 방향전환의 새로운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거나 희망 자체를 포기하려 함에 있다. 일이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의식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자세가 샘솟을 수 있지만 의욕과 즐거움을 포기하면 절망만 커져간다.
일본 라이프 매니지먼트의 연구소장으로 있는 Hiroshi kondo는 ‘당당하게 No 라고 말하라’는 그의 저서에서 미국에서의 여행 체험담을 이야기했다.

강연에 초빙되어 자동차로 미국 각지를 돌아다녔는데,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갑자기 철도 건널목을 만나게 된다. 건널목에는 신호가 없는 대신 이런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Stop, Look, Listen! 멈추어라, 보아라, 들어라!’
이 세 마디 말이 씌어진 표지판은 그렇게 크지 않음으로 무심코 건널목으로 진입하거나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다. 표시된 내용은 ‘먼저 멈추어서 좌우를 살핀다. 그리고 귀를 기울여 소리를 듣는다. 기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도 가까이 와 있으면 분명 소리가 들릴 것이다.’라는 의미가 담긴 세 마디 단어가 뇌리에 박혀 인생의 고비에 설 때마다 마음에 되살아난다. 그리고 발을 내딛어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인생은 때때로 멈춰 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경험담의 한 부분이다. 그렇다. 인생은 때때로 멈춰 서서 과거와 미래를 되짚고 살필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대로 앞으로 진행하면 엄청난 일이 벌어 질 수도 있고, 과거에 집착하면 미래를 바라 볼 수 없다.
인생의 여로에서 이따금 멈춰 서서 주위를 둘러보고 동반자에게 자문도 구하고 이웃과 함께 사는 재미도 느껴야 한다. 그런 연후에 뒤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 ‘기쁨은 함께 하면 두 배로 커지고 슬픔을 함께 하면 반으로 줄어든다.’고 했다. 앞서가는 이의 조언을 듣고 뒤처져 오는 이를 끌어 주는 사회가 유토피아의 사회이고 낙원의 사회다.
모든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을 수록 더욱 뒤돌아 봄이 필요하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멈추려 하지 않는다. 더구나 뒤는 돌아보려고도 하지 않는다.

도우려 하는 이 보다 돕지 않는 이가 더 많다. 그저 들소처럼 자신만을 위한 자신의 앞만 보고 자신만을 위하여 돌진한다.
‘나와 관계 있는 일에 내가 배제되면 죽기보다 더 싫은 사회, 오직 나만의 출세를 목표로 자신의 일만 하는 스타일’ 일수록 뜻대로 되지 않으면 시련의 극복이 아니라 인생의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사람이 되기 쉽다.
남을 탓하길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변명에도 능하여 국가정책이 잘못되고 경제가 어려워 살기 힘들다고 말한다.
자신이 못하는 일은 직장에서의 인간관계와 낯선 업무의 부담에 따른 스트레스로 돌리거나, 자기 색깔 없이 맹종하는 일 못하는 부하 직원을 나무라거나, 업무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중간 간부들에게 원인을 찾으려하거나 리더십 없고 직원의 실태 파악에 어두운 보기 싫은 상사가 망쳐 놓았다고 변명하는 등등 남의 탓으로 돌려 불평을 털어놓자면 한도 끝도 없는 핑계 거리를 만든다.
그러나 실패 없는 인생이란 없다. 실패하지 않는 인생이 최선이라고는 할 수 없음이다. 실패를 발판 삼아 불사조처럼 일어나는 기개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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