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진(국회의원)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신문사 선정을 축하하며

마음으로부터 축하해야 할 일이다. 원주의 지역신문인 원주투데이가 정부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으로 선정됐다.
국회에서 예산을 심사할 때 가장 큰 고민은 적은 예산, 한정된 예산을 과연 어떻게 쪼개고 어디에 배정해야 옳은가 하는 것이다. 달라는 예산은 많고 달라는 이유 또한 절박한데 아무리 그래도 예산은 턱없이 부족하고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즉 ‘예산은 적고 쓸 곳은 많다’는 것이다. ‘기금’또한 마찬가지이다.

그 중에 한 예가 ‘지역신문발전기금’이겠는데, 그 많은 신문 가운데 재정이 어려운 신문들이 너도나도 기금지원을 신청할 경우 기금이 턱없이 모자란다는 것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신문이 넘쳐난다. 신문발행이 신고제인데다가 언론의 자유가 온전히 보장돼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신문이 난립하게 됐고 신문사들은 정글의 법칙에 따라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칠 수 밖에 없다. 그뿐 아니라 언론환경은 더욱 복잡해져서 새로운 매체(예를 들면 인터넷 신문이나 무가지의 등장 등)때문에 기존 종이신문들의 경영압박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정론을 펴고 좋은 신문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제대로 펼 수 있겠는가. 신문의 고민이고 독자들의 의구심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신문’들을 돕기 위한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만들어졌고 적은 재정 때문에 선별과정을 거쳐서 지원대상 신문이 정해졌으니 지원대상으로 선정된 신문으로서는 여간 큰 격려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번에 지원금을 신청한 신문만해도 100개가 넘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전국 각 지역의 유수한 신문들이 함께 신청했는데(일간지도 37개 사나 신청했다.) 그 치열한 경쟁을 뚫고 도내에서 원주투데이와 설악신문이 지원대상 신문으로 선정됐다. 축하하고 기뻐할 일이다.
좋은 신문은 구호로만 되는 것이 아니다. 발행자의 언론에 대한 철학과 의지 못지 않게 언론매체 종사자들의 언론관과 기자정신 또한 똑같이 중요하며 그 의지를 실천하기 위한 환경(재정, 사회적 분위기)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역설적으로 뒤집어서 말하자면 언론(신문)의 발행 주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이며 사회적 분위기인 것이다.

현실적으로 신문의 수용자인 독자의 수가 적정하게 확보돼야 함은 물론이고 정론에 대한 믿음으로 신뢰하는 기업이 많은 광고를 실으려 해야 하고 그 수익으로 신문은 더욱 내실있는 기사로 보답하는 선순환이 돼야 언론이 바로 서는데, 여기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독자군이다.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한 중요한 요소의 하나가 독자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세상의 이치가 마찬가지다. 좋은 남편이 좋은 아내를 만들고 좋은 아내가 좋은 남편을 만든다. 정치도 마찬가지여서 좋은 유권자가 좋은 정치인을 키우고 좋은 국민이 좋은 대통령을 뽑는 것이다. 상품도 마찬가지이며 문화도 마찬가지 아니겠는가.(저질문화가 판을 친다면 질낮은 수용자가 그런 저질문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보면 된다.)
‘원주투데이’에 하고 싶은 고언은 이번의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이 된 것을 기회로 더욱 좋은 신문을 만들고 어려운 기금을 지원하는 국민의 뜻을 받아 지원기금을 정직하게 써야 할 것이며 구성원들의 각오를 새롭게 해야 할 것이다.
또한 언제 어디서나 무서운 독자들이 지켜 보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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