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부부 인터넷 이용 증가 … 대화 줄면서 갈등 유발

결혼 10년째인 이모씨(36)의 남편 최모씨(37)는 지난해 10월경 출장가는 날이 많아지고 집에 와도 자료 찾을 것이 있다며 새벽까지 인터넷을 하는 일이 잦아졌다.
그러더니 이모씨와의 대화도 점점 줄어들고 짜증도 부쩍 늘었다.


처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다가 어느 순간부터 이를 수상히 여긴 이씨는 결국 최씨가 회사에서 끝나면 게임방에 갔다 오는데다 자료를 찾기는 커녕 음란사이트만 검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다가 채팅으로 만난 여자와 4개월째 바람까지 피는 것을 뒤늦게 알고 합의이혼을 하게됐다.
김모씨(42)는 아직도 아내 신모씨(38)를 사랑하지만 순간 순간 배신감이 들면 자신도 주체 할 수 없다고 털어놓는다.


신씨가 채팅을 하다 한 남자를 알게 됐는데 어느날 그 남자를 찾아야 겠다며 집을 나간 것.
며칠 후에 아내는 돌아오기는 했지만 너무 기가막혔다.
인터넷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30~40대 부부들이 이로인해 가정 파탄지경까지 이르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원주여성민우회 가족과 성 상담소(소장:이남숙)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으로 인한 갈등으로 상담소를 찾은 부부가 많았다고 밝혔다. 심지어는 이때문에 이혼을 하는 가정도 많으며 채팅으로 만난 이성과 성관계를 갖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부분 심각한 상황까지 이르러서야 상담소를 찾는데 2000년에는 이러한 상담이 단 한건도 없었는데 지난해에는 15건이나 됐다. 상담소를 찾지 않는 부부들까지 합한다면 이러한 사례가 더 많을 것이라는게 이소장의 설명이다.
여성은 전업주부인 경우가 많은데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사이버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자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남자들도 전자결재등으로 인터넷을 배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음란사이트 중독은 물론 이혼까지 결심하는 남편들이 속출하고 있다.
결혼생활이 10년이상된 부부들이 많은데 이에따른 자녀들의 충격 또한 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소장은 “인터넷을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부부들간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된다”면서 “인터넷이 건전한 문화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연남 기자>  ynseo@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