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장희 치악중학교장 직업에 따라 다른 내용으로 작성

“소방의 날을 맞은 혜진이 아버님께 … 자랑스런 아버님을 본받아 혜진이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고 착실히 학교생활을 해 나가고 있습니다….”
치악중학교 류장희교장(58)이 연중 학부모에게 감사편지를 보내온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화제.
지난 99년 9월 부임한 류교장은 경찰의 날, 국군의 날, 철도의 날, 농업인의 날 같은 특정기념일이 다가오면 관련직업을 가진 학부모에게 감사의 글을 보낸다.


지난 11일에는 ‘농업인의 날’을 맞아 농사짓는 학부모에게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쌀값, 배추값이 폭락해 농민들이 한숨짓고 있는 현실이지만 흔들림없이 생업에 전념하고 계신것에 감사하다’며 ‘자녀교육은 교사들과 함께 학교에서 책임질테니 염려하지 말라’는 당부가 적혀있다.
지난 10월 1일 국군의 날에는 24명의 학생 부모에게 편지를 전했다.


잦은 인사이동으로 자녀교육에 걱정이 많겠지만 학생 걱정말고 맡은 업무에 주력해달라는 내용이었다.
스승의 날에는 같은 교단에 서는 교사 학부모에게 ‘교육적 지식으로 채찍질 해달라’는 내용을 전했다.
류교장은 조만간 동계훈련에 들어가는 학교 운동선수들 부모에게 편지를 보낼 계획이다.
동계훈련에 따라 내년도에 강원도 대표선수가 되느냐 안되느냐가 결정되고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딸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


서신에는 ‘특기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인정받는 시대가 되고 있으니 관심을 갖고 훈련장에 자주 나와 격려해달라’고 부탁했다.
자녀가 다니는 학교 교장으로 부터 감사편지를 받은 학부모들은 의아해 하기 일쑤. 교장실로 전화를 걸어 편지를 받고 당황했는데 깊은 배려와 은혜에 감사하다며 인사하는 학부모도 많다.


류교장은 “학부모들이 학교를 믿고 안심하도록 하기위해 편지를 쓰게 됐다”면서 “특별한 기념일에 해당 직업을 갖고 고생하는 분들을 격려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했다. 또 “교장에게 편지를 받아가면서 학생들은 부모를 더욱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