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문 (전 원주MBC보도국장)

대성학원 기고문을 읽고

필자는 EBS-TV를 보고 지난 9월 30일 본 지면을 통하여 대성학원의 진짜 설립자가 누구인지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성학원측 이기원 이사가 10월 25일 입장을 표명해 왔고 다시 11월 1일에는 EBS 박창순 방송본부장이 글을 보내왔다.
이기원 이사는 고 장일순 선생이 설립자가 아니라는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고 또한 설립자가 장윤선생(필자는 먼저 번 시평에서 초대교장을 지낸 분으로 표현)이라는 근거도 역시 제시하지 않은 채 ‘장윤선생이 세운 학교’ 라고 단정하면서 이제 와서 설립자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식의 논지로 쟁점의 핵심을 비켜갔다.

설립자 문제에 대하여는 ‘그러한 의혹이 근거 없는 일이라면’ 이란 가정아래 설립자를 가리는 일이 장윤선생에게는 친자확인을 위해 유전자검사를 해야하는 것 같이 그 자체가 견디기 힘든 일일 것이라면서 역시 말머리를 돌렸다.

그러면서 그동안의 EBS방송에 대한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신청 과정과 중재위의 결정문을 소개했는데 결정문 내용 가운데 ‘장일순 선생은 재산 일부를 출연하여 학원 설립에 동참하고 초대 이사장직을 역임하였으나, 학교법인에 많은 재산을 출연하여 학교법인을 설립한 사람은 장윤선생이며’라는 구절을 강조하면서 이것으로 설립자는 장윤선생이 확실해졌음으로 더 이상 논쟁이 불필요하다는 식의 논지를 폈다.

그런데 EBS 박본부장은 중재위의 결정을 받아들일수 없다면서 이의를 신청했다. 중재위의 결정과정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결정문의 주요 핵심 내용인 대성학원 설립자는 장윤선생이란 구절도 인정할수 없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 있다.

대성학원측이 금과옥조로 제시한 결정문을 정면으로 반박했을 뿐 아니라 필자가 처음 문제의 근거로 삼은 문교부의 설립허가서 공문과 더 나아가 초기 졸업생 기념사진첩에 실린 장일순, 장윤, 김재옥 선생등 3명의 공동 설립자 이름까지 거명하면서 EBS는 더 많은 자료와 근거를 가지고 장일순 선생을 설립자로 표현했다고 밝혔다.

대성학원측과 EBS측의 입장표명으로 대성학원 설립자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제 남은 것은 현 대성학원측의 태도가 중요하다. EBS측은 중재위 문제에 대하여 분명한 입장을 표했음으로 설립자 문제는 이제 우리의 몫으로 돌아왔다.
학교설립과 관련한 각종 근거 자료를 가지고 있는 곳은 대성학원측이고 또 스스로의 문제이니 만큼 스스로 이 문제를 근거에 입각하여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EBS 박본부장도 말했듯이 “역사적 판단은 원주시민의 몫”이다. 자기고장의 기록(역사)이 의혹을 사고 있는데 이를 제대로 밝히지 않으면 지역주민 모두의 불행이며 수치가 된다.

박본부장의 ‘원주시민의 몫’이란 말은 이런 것도 제대로 바로 하지 못하는가 하는 질책과 비아냥이 섞여 있는 표현이다.
설립자 문제의 근본적 해법은 근거에 입각한 진실과 사실 규명에 있다. 기왕에 대성학원 측이 설립자 문제에 대하여 이곳 공론의 장으로 나왔으니 뒷걸음치지 말고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매듭지어 불필요한 잡음과 오해를 말끔히 씻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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