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복 (전 원주시 자치행정국장)

지난 10월 21일 원주시의회 의장단 일행이 도청 원주향우회 출범 36년만에 의회 차원에서 원주출신 공직자들과의 간담회 기회를 갖고, 노고에 대한 격려와 함께 지역개발을 위한 도비확보 등의 협조를 요청하는 자리를 가졌다는 원주투데이 보도에서 “도청과 인사교류 전혀 이루어지지 않아 문제”라는 제호기사에 대해 시청에 오래 몸담았던 한사람으로서의 경험적 측면에서 소고를 피력하고자 한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공무원 세계의 가장 보편적인 가치 중에 으뜸인 것이 ‘승진’이다. 따라서 우선 도청으로 진출할 시 이에 대한 보장과 확신이 서있지 않다는 점이 도청으로 진출해 보고 싶은 직원들의 일차적인 심리 요인일 것으로 개인적인 소견임을 전제로 말하고 싶다. 이는 도청에 원주출신 간부급 공무원이 도내를 대표하는 춘천과 강릉보다 월등히 적을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인원 수면에서도 상대적으로  열세이어서 도청 진출을 기피하는 큰 요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부문이 왜 중요하느냐 하는 면은 한국사회의 병폐 중에 하나인 지연, 혈연, 학연 등이 사회 각 부문의 활동에서 직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불문가지의 현실론 때문에 같은 고장 출신의 간부공무원과 평직원들이 얼마나 많이 해당 직장에 분포해 있느냐가 평상시 근무능력의 발휘나 인정을 받는데 상당부문 영향을 주고 있어서 이는 곧 승진과 연계된다고 인식하므로 향후 직장에서의 본인의 장래를 가늠해 보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도청 간부급 공무원(4.5급)의 연고지별 분포를 보면 춘천권인 춘천이 19.5%를 필두로 전체의 22.8%, 강릉권인 강릉이 15.8%를 비롯한 36.1%, 원주권의 경우 원주의 6.2%를 포함 전체의 12.9%에 불과하여 타 권역에 절반 수준 또는 그 이하에도 못 미치고 있음을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편중화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실례로 80년도 중반을 전후하여  강원도청으로 희망을 갖고 진출하였던 당시의 공무원들 대다수가 왈 공직에 변방이라고 일컫는 도 사업소에서만 장기근무를 시키고 본인의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보직에는 기회가 주어지지 아니하자 승진의 꿈도 이루지 못한 채 다시 원대복귀하여 원주시에 와서야 5급 승진을 한 전례를 보아도 원주시 공무원들이 도청 전출을 선뜻 결심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

다만 최근 한가지 희망적인 면은 민선자치제 이후 원주에서 도지사 후보를 내지 못하자 선거시 캐스팅보드 역할을 하고 있는 우리 지역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도지사에 당선되신 분이 그간 도청으로 일찍 전출한 원주출신 일부 공무원을 발탁하여 소위 요직자리라고 하는 핵심부서에 2~5년전에 고위간부직으로 등용한 사례가 있었던 만큼, 한가닥 희망을 걸고 우리 시의 젊은 후배 공직자 중에서 험난한 고지를 도전해 보겠다는 중대한 결심을 하는 직원이 나오지 않는 이상 도청 전출의 문제는 매우 어려운 과제 중에 하나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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