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행사가 몰리는 9,10월이 되면 각 읍면동사무소는 사람을 찾느라 진땀을 흘린다.
원주시 주최 행사가 연거푸 열리면서 마을 규모에 따라 관람객 인원을 배정받게 되고 행사 프로그램중 읍면동 대항 경기에 참여할 선수도 찾아야 하기 때문.


읍면동 자체로 체육대회나 걷기대회 같은 행사가 열리면 인원 동원 비상령이 내려질 정도다.
지난달 개최된 시민의 날 기념 체육대회에서는 동네별로 100여명씩 선수를 모으느라 애를 먹었다.
동네 인구수와 관계없이 줄다리기, 배구, 축구처럼 여러명의 선수가 필요한 경기에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마을간 우승다툼도 치열해 실력있는 선수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도 크다.


상금을 받겠다는 일념으로 민방위 경연대회 출전선수들이 저녁마다 모여 매듭묶기와 구명환 던지기를 연습한 곳도 있었다.
읍면동 대항으로 열린 시민노래자랑에도 출전할 동네 가수가 없어 애를 먹은 동사무소도 있다.
모 동사무소 직원은 “노래할만한 사람이 없어 속을 태우다 어쩔 수 없이 자생단체장을 출전시켰다”면서 “갑자기 실력있는 사람을 찾으려니 힘들었다”고 했다.


26, 27일 각각 개최되는 치악제와 국제걷기대회를 앞두고 읍면동별 인원동원이 다시 시작됐다. 6개종목에 40여명씩 치악제 민속경연대회에 나갈 선수를 모아야 하기 때문. 국제걷기대회에 많은 시민을 참여시키라는 지시도 떨어졌다.
사람뿐 아니라 허수아비까지 동원시켜야 할 실정이다. 읍면동별로 허수아비를 대여섯개씩 만들어 걷기대회 코스에 세워둬야 하기 때문.


‘시상을 하겠다’는 시 방침도 있으니 이왕이면 특색있게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까지 겹쳤다.
한 면사무소 관계자는 “사람이 없으면 행사를 진행할 수 없으니 어쩔수 없이 동원해야 한다”면서 “행사준비 가운데 사람을 모으는 게 가장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모 동장도 “상품이나 경품이 많은 행사일수록 사람이 많이 모인다”면서 “대부분 지원예산이 부족해 매번 자생단체 회원들만 참여시키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정면 신모씨(53)는 “농촌지역은 인구가 적은데 행사들이 수확철에 열려 어려움이 많다”면서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행사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함미선 기자>  msham@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