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오후 2시, 녹색가게로 향하는 내 발걸음은 가볍다. 자원봉사를 하려는 것이지만 봉사라는 생각은 별로 들지않는다. 마실을 가는 기분으로 흥겹게 도착한 녹색가게에서는 늘 만나는 동네 언니들이 나를 친동생처럼 반겨준다. 녹색가게에 손님이 오면 손님들과 수다를 떨고, 그러다가 집이 가까운 언니들은 새참도 아끼지 않고 내어 온다. 그야말로 둘러보며 쇼핑을 한다. 늘 새로운 물건들이 새로운 사연을 안고 와 있다. 그중에서 그야말로 나만의 물건을 고르는 것은 매주해도 가슴 설레는 일이다. 마음에 드는 옷을 걸쳐보고 매장을 한바퀴돌면 언니들의 품평이 이어지고 한바탕 소란스런 웃음에 마음까지 들뜬다.

재활용 물건을 좋아하다니, 아마 이 사람은 살림을 오래한 30대중반은 되는 여자일거야, 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나는 아직도 이십대 중반도 안넘어선 그야말로 신(?)세대, 아니 어쩜 나는 진짜 신세대이기 때문에 남의 이목같은 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유행을 따르느라 비싼 옷을 사 입고, 남들처럼 살기위해 아둥바둥하는 것은 진짜 신세대에게 있을 수 없는 일. 나는 나를 위해 살고, 나를 위해 일하고, 나를 위해 먹는다. 이기적이라고?

나는 나를 위해 산다. 내가 살기위해서 지구가 살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지구를 살리자면 나로부터 씀씀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 녹색가게를 애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나는 다만 내가 살기 위해 지구가 살길 바랄뿐이다.
나는 나를 위해 먹는다. 육식을 줄이고 채식위주의 식단으로 바꾸어가는 것 또한 나를 위한 일이다.  

그렇다. 나는 이기적이다. 내게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방식대로 사는 그 ‘자유’라면 그것이 곧 ‘정의’라는 나의 믿음에서 비롯된다.

오늘도 나는 중천에 뜬 햇살을 가득 머금으며 녹색가게로 향한다. (원주YWCA 녹색가게 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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