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문 (전 원주MBC 보도국장)

원주와 춘천을 제외한 강원도내 모든 시군의 인구가 계속 줄고 있다. 심지어 영동 제1의 강릉시도 요즘 1년에 천여명 씩이나 상주 인구가 준다고 한다. 이 때문에 도내 타 시군은 각기 대책을 세워 인구 늘리기 운동을 펴고 있다.

그런데 그 방법이 거의 모두 비슷 비슷하다. 예컨대 전입자에 대한 약간의 혜택과 출산장려 등도 있지만 거의 모두 주민등록 주소 옮기기를 주로 하고 있다. 방법이 모두 비슷비슷한 것은 달리 뾰족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 원주는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여 인구 50만 도시 건설의 꿈에 부풀어 있다. 그동안 도내 원주·춘천·강릉시가 보이지 않는 인구 경쟁을 벌였는데 원주가 단연 선두에 나섰고 추월 당할 여지도 보이지 않아 도내 제1도시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그런데 비교적 잘 나가는 원주시가 요즘 뒤늦게 인구 늘리기 운동에 뛰어들어 인구 늘리기 운동을 벌인다고 한다. 원주시는 현재 주소지를 옮기지 않은 전입자가 2~3만명에 달한다면서 인구 30만명 도달을 앞당기기 위해 주소 이전을 적극 유도한다고 한다.

각 시군이 인구 감소를 걱정하는 것은 교부세 등 중앙 지원예산 삭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보다는 기구 축소와 공무원 감축 등 공무원 자리보전에 더 심각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원주시의 경우 인구가 30만명에 도달하면 시청의 기구를 확대(1국2과)할 수 있다는 점을 중점 강조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원주시가 갑자기 인구 증가운동을 펴는 것은 하루빨리 인구를 늘려 시청 기구를 확대하고 공무원 자리를 늘려 승진하고 싶은 속내를 보인 것이다. 인구가 줄거나 늘거나 공무원 밥그릇 챙기기엔 모두 마찬가지다.

사람의 속성이 그렇고 특히 공무원의 승진 욕구가 그렇다고 하지만 여유 있는 원주시마저 그런 목적으로 갑자기 그들과 비슷한 방법으로 인구 늘리기 운동에 뛰어들고 있으니 유감(遺憾)이 아닐 수 없다. 인구 늘리기 운동이 유감이 아니라 그 방법이 정말 유감이다.

인구를 늘리는 방법은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출산을 많이 하면서 오래 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많게 하는 것이다.

원주는 젊은층 비율이 높은 ‘젊은 도시’임으로 출산을 많이 하도록 지원시책을 강화하면 효과가 클 것이다. 그리고 전입자를 많게 하려면 좋은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면 된다. 사람은 좋은 일터를 찾아 이동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원주시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야 할 것은 바로 좋은 일터,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마련하는 것이다. 뾰족한 대안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하는 주소이전 같은 방법에 눈을 돌려서는 50만 달성은 어림도 없다. 개인사정이 각기 다르기 때문에 주소이전을 강요할 수도 없는 일이다. 또 어느 지역이나 유동인구는 있게 마련이어서 통계청도 상주인구 중심의 통계를 기준으로 삼는다.
원주시의 인구 늘리기 운동은 주민등록 주소 이전이나 내 고장 주소 갖기 운동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 창출과 살기 좋은 쾌적한 도시 만들기에서 찾아야 한다. 요즘 산업단지와 농공단지 건설이 중요한 것도 따지고 보면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것이다.
원주시는 다행히 발전 잠재력이 뒤늦게 빛을 보기 시작한 ‘젊은 도시’이다. 앞으로 모든 분야에서 강원도를 선도하는 중부내륙 중심도시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인구문제도 그러한 관점에서 풀어나가면 자연히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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