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9일 원주자유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이 원주시청에 몰려가 시내버스 중앙로 통행 존속을 요구하고 대형 할인매장의 추가 진출을 반대하는 농성을 벌였다. 오랜 경기침체와 상권(商圈) 위축에 위기감을 느낀 상인들의 행동으로 생각된다. 사실 중앙시장의 상권은 이미 상당히 약화됐고 앞으로도 얼마나 더 추락할지 모른다. 수년 전부터 중앙시장 재건축 등 재래시장 활성화 대책이 거론되고 있지만 성과가 없다.
필자는 2년 전부터 원주투데이 이 지면을 통하여 몇 차례 중앙·자유시장 등 재래시장 상권이 무너지면 원일, 중앙, 평원로 중심의 원주 본(本)시가지가 함께 쇠락하여 공동화(空洞化)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중앙·자유시장의 활성화 문제를 단순히 재래시장만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가장 큰 주차문제 해결을 위해 공사가 중단된 원일프라자에 대형 공영주차 빌딩을 지어 활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하고 원일프라자-지하상가-자유·중앙시장(지하)을 연결하는 원일로 구간의 지하도(상가) 신설을 제안했다.
이 방안은 원주시가 원일프라자의 주인이기 때문에 가능하며 이를 이용한 원주시의 능동적 사업 추진도 가능하다. 또 본시가지 도심에 위치하고 있어 활용여하에 따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할 수 있는 공공 재산이다. 그래서 필자는 매각을 반대하고 나름대로 대안을 제시 한 것이다. 따라서 문제가 있다하여 원주시가 소유권을 포기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원주시는 원칙도 없이 무작정 매각만을 서두르고 있다.
2002년 7월 민선3기 시장 출범 후 2년이 지난 현재까지 법원의 재판 결과만 기다렸을 뿐 아무것도 한일이 없고 1년 전부터는 갑자기 좋은 가격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있다면서 매각 방침을 밝혔다. 그런데 요즘 그 원매자가 발길을 돌렸는지 지난 5월에는 소송 상대인 대우건설측에 떠맡을 것을 제안하기도 했고 시청 신청사 공사 업체에 공사비로 대납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한다. 신청사 공사에 끼워 팔기까지 시도하면서 매각에 골몰하는 모습이다.
대법원 패소후 원주시는 신문에 사과문을 냈다. 그러나 전임시장과의 책임공방을 벌이는가 하면 터파기 공사금 44억원은 손실이 아니라는 투의 설득력 없는 변명을 늘어놓아 사과조차 진솔하지 못했다. 터파기 공사금은 그 값을 제대로 쳐서 매각했을 때나 가능한 주장이다. 시청과 원주역이 이전해가고 중앙·자유시장의 상권이 추락하는 마당에 제값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소송비용이 1억4천만원인데 추경예산 8천만원을 들여 정밀 안전진단을 실시한다고 한다. 현 시청 땅값도 이전 후에는 무려 100억원이나 하락할 것으로 예상돼 신청사 공사금이 별도로 100억원이 추가된다고 한다. 정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이 때문에 원주시는 지난 5월 한 민간단체로부터 불명예스럽게도 올해의 ‘밑 빠진 독 상’을 수상했다.
원일프라자는 현재 매각 승인안을 시의회가 일단 계류시켜 놓은 상태이다. 필자는 다시 한번 매각방침 철회를 간곡히 건의한다. 또 이참에 원일프라자 주변의 모 은행지점과 치과병원 건물 등을 매입하여 대형 주차용 빌딩과 조화를 이룬 확 트인 도심공간을 마련할 것도 제안한다. 강원감영과 함께 역사와 전통이 숨쉬는 원주 본시가지의 새로운 모습을 꾸밀 수 있다고 본다. 재래시장의 상권도 유지되고 본시가지도 많은 사람이 찾고 싶은 명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법정 주차시설을 원일프라자로 대체하면 중앙시장 재건축에도 건설회사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마침 원일프라자와 인접한 지하상가가 오는 10월이면 25년간의 개인 사용기간이 끝나 원주시로 기부채납된다. 좋은 기회이다. 또 원주천 살리기 사업으로 원주천 둔치 주차장이 없어진다. 원일프라자의 활용 가치가 높아진다.
재래시장의 상권이 확보되면 중앙로 차 없는 거리가 명물이 되어 상권을 강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재래시장 문제는 할인매장의 더 많은 추가 진출을 예상하고 해결책을 세워야 한다. 그 것이 올바른 해법이다.
재래시장과 본시가지의 최대 취약점은 주차공간의 절대부족이다. 따라서 원주시가 해야 할 일은 이용료가 아주 저렴한 도심지 공영 주차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시민들이 부담 없이 쉽게 찾아 올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다. 현재 본시가지에 원일프라자 말고 그 만큼 쓸만한 공간은 없다.
원주시는 향후 인구 50만의 꿈에 부풀어 있다. 그러나 중앙로 시내버스 통행 같은 사소한 문제로 시청에 몰려가는 성장의 음지(陰地)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성장의 양지(陽地) 신시가지 새 땅에 새 건물 짓는 것은 쉬운 일이다. 반면 재래시장이나 비좁은 본시가지는 손대기도 어렵고 골치도 아플 것이다. 또 빨리 잊고 싶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를 매각이라는 방법으로 피해가려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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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8분만 해도 살 빠진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