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락 상지영서대 유통벤처경영과 교수


유통시장의 전면개방과 규제완화 이후 세계굴지의 유통회사들이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대형유통점의 급속한 ‘지방확산’과 전자상거래 활성화, 인터넷 및 홈쇼핑 확대 등으로 유통분야에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원주시에도 대형할인점이 개장한 이후 재래시장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재래시장의 영세상인들은 재래시장이 죽어 가고 있다는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쇠퇴한다는 시장경제의 논리를 무작정 들이댈 수 없는 것은 할인점을 이용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의 영세상인 모두가 원주시민이며 우리의 이웃이고 원주 경제를 이루는 하나의 축이기 때문이다. 대형할인매장의 등장과 이에 따른 재래시장의 쇠락은 원주시만의 문제도 한국만의 문제도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와는 반대로 대형할인점 업체들은 지역사회의 경제를 어렵게 하고 지역 자금을 역외로 유출시키는 등의 기능만 하는 것은 아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순기능으로 생필품의 가격을 저렴하게 판매하기 때문에 원주시민이 생필품 구입비를 절감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사회의 첨단화된 대형 물류 조달기지 기능을 담당한다. 원주지역 생산 상품을 원주점 자체에서 판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타 지역에 출점된 대형할인점 지점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원주지역 고용창출에도 한몫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유통서비스의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강해지므로 지역 내 소비문화의 다양화에 의한 소비자 편의시설이라는 하나의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형할인점의 강력한 무기는 소비문화 수준에 맞는 서비스 제공, 쾌적한 구매환경, 편리한 반품, 교환제도 등 양질의 유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의 연구결과를 조사해 보면 재래시장보다 대형할인점을 선호하는 첫 번째 이유가 가격이 아니라 친절한 서비스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재래시장 상인들에게 소비자가 재래시장에 오지 않고 대형할인점에 가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조사해 보면 값이 싸기 때문에 대형할인점에 간다고 답하고 있다. 이는 재래시장 상인들이 상품의 가격보다 친절 서비스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경쟁력의 원천은 규모의 경제를 백분 활용하여 소규모 유통업체에 비하여 양질의 상품을 대량으로 구매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러한 대형할인점의 장점을 극복할 수 있도록 재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인들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영합리화를 꾀하여야 한다. 시는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지원센터, 대학 유통학과 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상인들의 친절교육 프로그램과 경영합리화지원 프로그램 등을 개설하여야 할 것이다.


둘째, 쇼핑의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청결과 냉온방시설 정비, 고객의 접근지역에 입·출입이 가능한 원활한 주차공간 확보와 더불어 업종 전문성을 확보한 업종간 쇼핑의 연계 순환성 확보, 시장 상품이 아닌 상품 전문성이 확보된 이미지를 고객 마인드에 심어 주어야 한다.
넷째, 현대인의 구매욕구(개성, 실용성, 고급화 등)에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 즉, 각 점포별 업종 전문성, 상품 특화성, 가격 적절성을 통한 시장우위 확보 등 점포주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부터 점진적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켜야 한다.


다섯째,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을 창출해야 한다. 놀이공간, 개별점포 시야 마케팅 확보, 소비자 욕구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면서 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 시장에 필요한 구성 요소를 충족시켜야 한다.


여섯째, 재래시장 이해 당사자간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즉, 시장 재개발, 발전방안 모색 등에 있어 재래시장 상권과 관련된 사람을 중심으로 합의된 전담 부서를 만들고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하여 불필요한 오해와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야 한다.


일곱째, 현재 재래시장과 상인을 모두 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러므로 구조조정이 효율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기변신의 노력을 하는 재래시장과 상인들은 살아남고 그런 노력이 충분치 못한 시장과 상인들은 퇴출되도록 시의 지원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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