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지역언론개혁연대 공동대표>



뼈를 깍는 자기혁신이 필요하다



3월 2일 드디어 ‘지역신문발전지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제정되었다. 이로써 지역신문을 살리고 개혁을 이끌어낼 토대가 마련된 것에 환영의 뜻을 표한다.


이 법은 우리 지역언론개혁연대 소속의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바른지역언론연대, 전국언론노조, 지방분권국민운동, 지역언론학연합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정보학회 등 시민단체, 학계, 언론계가 힘을 모아 각고의 노력을 펼친 끝에 통과된 것이어서 그 기쁨은 더하다.


우리는 그동안 법안 발의에서부터 공청회, 상임위, 법사위를 거치는 동안 지역신문의 개혁이라는 취지에 공감해 법 제정에 나선 국회의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사실 지역신문은 서울 소재 거대 족벌·재벌신문들의 무차별적인 지역신문시장 침탈로 고사위기에 처해있다. 게다가 IMF 외환위기 이후 지방경제는 몰락했고 이로 인해 광고시장은 더욱 협소해져 언론의 존속조차 어렵게 되었다.


지역신문의 부실은 지역주민이나 지역언론사 뿐만 아니라 국가사회 전반에 걸친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점에서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우리는 지역언론의 개혁을 통해 건전한 지역언론의 토대를 만들고, 이들에 대해 제도적으로 지원해 줌으로써 궁극적으로 국가 전반의 건강성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취지로 이 법의 입법화를 추진해 왔다.


이러한 의지를 받아들인 국회가 법 제정에 앞장서 결국 입법이 되도록 한 것은 우리 언론사에 뜻깊은 일로 기록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이 법이 지역신문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초 지역신문을 개혁하고 신문시장을 정상화시킴은 물론, 건전한 언론사와 사이비 언론사를 구별하는 ‘옥석 구분법’으로 이 법을 입법 청원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입법화 과정에서 수차례의 수정을 통해 최종 통과된 이 법은 당초의 취지에서 많이 후퇴한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은 몇몇 주요한 조항을 통해 지역언론의 개혁과 발전에 단초를 마련하고 있고 향후 시행령 제정과 시행 과정에서의 보완을 통해 충분히 취지를 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우리는 이 법의 제정과 동시에 몇 가지 미흡한 부분에 대해 반드시 보완을 해야한다는 점을 명백히 하고자 한다.
먼저 시행령 제정 과정에서 보다 명확하고 엄격한 지원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편집권 독립과, 근로기준법 준수, 광고 및 판매윤리 준수, 취재윤리 준수 등의 문제 뿐만 아니라 권언유착, 신문시장의 불균형 등의 문제까지 해소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지역언론 전문가들과 협의해 시행령 제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아울러 지역언론의 발전과 개혁이라는 본질 외에 어떠한 권력으로부터의 간섭도 배제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되어야 한다.
또 지역언론의 발전과 개혁이라는 이 법의 취지를 충실히 살려나갈 수 있는 인물로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 각 직능단체는 노력해야 한다.


이 법의 제정과 동시에 지역신문들에게도 촉구한다. 지역신문의 고사위기는 중앙집권적 체제 속에서 온 것이기도 하지만 신문 스스로 독자들에게 신뢰받지 못해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지역언론의 자기 반성과 자체 개혁 없이는 지역사회의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 이 기회에 뼈를 깎는 심정으로 자기 혁신을 이루도록 하라. 아무리 법과 제도를 통해 지원을 한다 하더라도 스스로 개혁하지 않으면 결국 독자들에 의해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 지역사회의 언론으로써 그 직분을 충실히 해줄 것을 당부한다.


지역주민들도 언론의 정도를 걷고자 하는 지역언론사들이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언론 되살리기 운동에 적극 동참할 것을 권고한다.
지역언론개혁연대 소속 단체들도 향후 이 법이 취지에 맞게 시행되도록 감시하고 참여하는 노력을 전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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