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제정 및 심의위원회 구성해야


올해 원주시 예산 중 시민사회단체에 지급되는 보조금은 6억1천5백만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보조금 지급은 지방재정법과 기타 개별법령에 의거하여 지급되거나 1995년에 제정된 원주시보조금관리조례에 근거, 지원되어 왔다.


9년 전에 만들어진 이 조례에 의하면 예산지원 사업대상을 선정하고, 사업자를 결정하는 막대한 권한은 모두 시장에게 주어져 있다.


원주시보조금관리조례 4조 3항에 따르면 시장은 법률에 규정이 없어도 시가 권장하는 사업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사업에 필요한 경비를 시장의 결정으로 지원해 줄 수 있으며, 최소한의 사업선정 심의나 절차 없이 지원되어 왔다.


한마디로 그 동안 원주시 시민사회단체보조금은 시장의 막대한 권한과 재량권에 따라 운영되어 왔고 원주시장 및 원주시와 긴밀한 단체들은 늘 보조금을 받아왔다. 그러나 우리단체처럼 원주시 행정에 비판적인 단체는 아예 공문조차 보내지 않고 있는 실정이며, 이 지원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원주시와 시민사회단체간의 유착관계를 형성하여, 건전한 지역사회 발전을 가로막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보조금 제도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첫째, 정액보조금은 매년 관행적으로 특정 단체들에 지급됨으로써 형평성을 상실하였고 예산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둘째, 임의보조금 또한 특정 단체들에 치우쳐서 배분되는 경우가 많으며, 보조금 지급의 사업효과도 극히 의심스럽다. 일회성 단체 행사경비로 사용되는 경우들도 많고, 전문성도 고려하지 않고 유사한 사업을 몇 개 단체에 나누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셋째,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다. 보조금 지원이 결정되는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 공개적인 신청절차, 심사절차를 거치지 않고, 밀실에서 배분되는 경우들이 많다.


넷째, 성과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원주시가 보조금을 지급하였으면, 그 후에 성과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관행적으로 지급되는 부분이 많다보니 엄격한 성과평가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에 따라 ‘돈은 사용되었으나, 도대체 무슨 효과를 냈는지’ 의심스러운 경우들이 많다.


다섯째, 사회단체보조금, 민간경상보조, 민간행사위탁보조 등의 항목이 뚜렷한 구분도 없이 무원칙하게 편성 집행되고 있다.


행정자치부의 지침에 의거해서도 원주시는 올해부터 ‘사회단체보조금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심의위원회를 구성하여 보조금 지급에 대한 투명성과 효율성을 제도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심의위원회는 민간인을 포함 15인 이내로 구성하여 “보조금 예산편성 ⇒ 사회단체신청 ⇒ 심사 ⇒ 배분”의 민주적인 절차를 걸쳐 보조금을 지급해야 한다.


이 조례제정은 올해부터 자치단체별로 13개 정액보조단체에 지급되던 보조금을 폐지하고, 사회단체 보조금상한제가 도입되고, 지방재정에 대한 자율권이 부여되기 때문에 지역에서 어떻게 조례를 만들고 어떻게 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운영해나가고 시민단체들이 감시해 나가는가에 따라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