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센터 공무원 공금 유용 사건 유감


우리나라 농민들은 가난하다.


아무리 살아보려고 발버둥 쳐봐도 소용이 없다.


농자천하지대본은 옛말이다. 지금은 ‘농자천하지대본’이라고 해야 한다.


농사지어서 망하지 않으면 그것이 이상한 것이다.


우르과이라운드, WTO, DDR협상 이런 말들이 농민들의 목을 조인다.


농민들이 심는 그 무엇도 수입 안 들어오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 도대체 우리나라 농토에 무슨 작물을 재배하여야 먹고 살 수가 있는지 참으로 암담하기만 하다. 그동안 정부에 농정 부재로 거의 모든 농민들은 빚더미에 올라 앉아 있다.


물론 정책자금도 있지만 농협 빚을 내서 자녀들 학교 보내고 가계자금으로 상당수 사용했을 것이며 빚내서 이자를 내곤 했던 것이 농사지어도 소득이 없으므로 지금은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농사지어서 빚 갚기는 애시당초 다 틀려 버렸다.


국민 정부라고 말만하면서 농민들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여 주는 것인지 정말로 안타깝지 않을 수 없다.


선거 때면 반드시 단골 메뉴로 나오는 농가 부채 해결얘기는 조금만지나면 흐지부지되어버리고 그렇게나 믿었던 모 전직 농수산부 장관도 자신의 한계를 느꼈는지 스스로 사표를 내고야 말았다.


우리 농민들은 이렇게 어려움을 겪으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데 그런 가난한 농민들이 맡긴 돈을 원주시 전직공무원이 유용한 사건은 심히 유감이 아닐 수 없다.


만약에 가난한 서민이나 농민들이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벌써 사법당국에 불려가서 사법 처리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직속상관이나 상급기관에서 전혀 몰랐다고 하는 것도 시민들이 볼 때는 변명으로만 보일 뿐이다.


명예 퇴직해 사태를 수습한 것이 더 큰 의혹으로 느껴진다.


가난한 농민과 서민들에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이러한 일들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한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사태로 농민들을 위한 각종 보조 사업이 위축 내지는 축소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 되는 바이다.

<변광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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