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근열 운곡문학연구회장



“청소년 위한 교재 만들어 교육 활성화시킬 것”


지난달 25일 운곡 원천석 선생을 기리는 학생 백일장과 휘호대회를 아홉번째 열었다. 학생 230여 명과 인솔교사·서예학원 관계자·학부모 ·심사위원등 350여명이 모인 잔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 춘천·강릉·태백·원주·횡성등 원근 각처에서 초·중·고등학생들이 참가했기 때문이다. 9회 대회를 열기까지 어려움도 많았고 에피소드도 가지가지였다.


우리 모임의 지도교수 고 박노춘 교수와 휘호대회 대회장 고 무위당 장일순 선생께서 우리 모임에 큰 힘을 실어 주셨다. 그리고 강원문화재단·원주원씨종친회·운곡회관의 협조로 오늘에 이르렀다. 내년에는 열돌 기념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의 한마당 잔치를 벌일 계획이다.


그러면 왜 우리들이 지속적으로 운곡 원천석 선생을 기리는 사업을 펼쳐야 하는가에 대하여 약술하고자 한다.


그것은 운곡 원천석시사에서 찾아야 한다. 운곡 선생은 새해를 맞이하기 위하여 섣달 그믐날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설날을 이러이러한 마음가짐으로 맞이해야 한다.


동네에 초상이 나면 같이 슬퍼하고 협력하여 장례를 치러야 한다. 어떤 스님이 시집을 펴내면 손수 시를 지어 축하하였다. 단오· 칠석 ·중앙절 같은 절후나 세시풍습을 의미 있게 보냈다.


운곡선생의 생활과 얼을 그대로 답습하자는 것은 아니다. 현대 감각에 맞게 변용, 현대인에 맞는 문화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곧 옛 것을 익혀 새 것을 앎으로써 우리 나라 사람의 성정을 맞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말 위에서 블루진을 입고 권총으로 개척했던 서양인의 문화가 아니라, 잠방이를 입고 삽이나 곡괭이로 밭을 일구던 마음씨 위에도 현대 문명에 걸맞는 삶의 모습이 새로 만들어져야 한다. 바꾸어 말하면 동양문화와 서양문화를 잘 믹스(mix)해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의 계획은 학교나 단체에서 요청하면 찾아가서 운곡 선생의 생활과 얼을 전하고자 한다.


운곡 원천석시사에서 청소년이 좋아할 작품을 엄선하여 향토 교재를 만들어 그 교재를 들고 청소년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10여 전에 운곡 선생 묘소 곁에 세워진 시조비를 탁본, 표구하여 원주시립도서관 기증한 적이 있다.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에게 홍보하기 원함이었다. 여건이 허락되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곳에 시비를 세울 계획이다.


원주하면 치악산, 치악산하면 운곡 선생을 연상한다. 칠봉서원에 으뜸으로 배향해 오던 우리의 스승이 아닌가. 자라는 청소년들의 가슴에 작은 씨앗 뿌려 거목이 되도록 하자. 우리 어른들이 그리로 가면 구렁이 있고 그리로 가면 길이 막혔다며 길을 일러주고, 지향점을 제시하여 삶의 준거를 운곡 원천석시사에 찾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방분권과 자치기록에 대하여 여론이 팽배한 차제에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치악산 밑이 살만한 고을이라 했듯이 정말로 살기 좋은 원주고을을 만들어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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