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나이메겐 걷기대회를 다녀와서

560만명 참여 축제분위기 만끽


원주에서 개최되는 국제적 규모의 행사 중 하나인 한국 국제걷기대회에 자원봉사를 몇 년째 하다보니 다른 나라의 걷기대회 행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이번에 기회가 주어져 걷기대회의 창시 지역이라고 자타가 공인하는 네덜랜드의 나이메겐에 다녀오게 되었다.


평범한 나이메겐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불과 10여년 전. 걷기가 생활스포츠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 때부터 한국도 IML(international Marching League)이라는 세계기구에 정식 가입을 하고 ‘한국국제걷기대회’라는 공식 명칭과 함께 활동을 같이하여 제1회 대회를 경주에서 개최했고, 제2회 대회 때부터는 원주에서 개최하는 숨은 노력들이 있었다.

이 IML의 국제걷기대회는 한 나라 안에서 이 지역, 저 지역으로 개최지가 옮겨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한 지역에서 계속 진행되어야하는 묵시적 규약이 있다. 나이메겐의 걷기대회 역사는 무려 87년. 처음에는 군인들의 훈련과정중의 하나로 출발했다가 일반인들이 군인들의 뒤를 따라 걷던 것이 오늘날의 대회로 정착된 것이다.


이 작은 도시는 1년을 이 국제걷기대회를 위하여 준비하는 듯하다.


모든 숙소는 1년 전에 예약을 해야 하고, 대회 등록도 3개월 전에 마쳐야 하는등 준비가 철저하고 등록비도 4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다.


그렇다고 우리처럼 여러 가지 기념품을 많이 주는 것도 아니고 달랑 접수증과 안내문, 체크카드, 참가종목 배지가 전부다. 참가종목은 연령에 맞추어 30km, 40km, 50km 세 종류가 있다. 참고로 49세 이하는 무조건 50km라고 보면 정확하다.


또한 이 세 종목도 4일을 모두 완보해야만 비로소 메달과 완보증을 받을 수 있다.


이 규칙은 철저하게 지켜지고 모든 참가자의 기록은 전산 관리되어 영구 보존되고 있다.


완보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참가자가 매년 급증하고 있는 추세라니 가히 걷기에 미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공식적인 등록을 한 참가자만 5만여명, 비등록으로 걷는 사람들이 10만여명, 걷기에 참가한 가족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20만명, 이웃 지역에서 아예 휴가를 내서 행사를 구경하러 오는 인구가 20만명등 모두 560만명이 이 작은 마을에서 4일간의 축제를 벌이는 장관을 상상해 보라! 원주에서 같이 간 일행들은 미리 준비한 2003년 원주국제걷기대회 홍보물인 빨간색 스카프를 같이 걷는 이들과 현지 주민들에게 나누어주기도 하고 간단한 한국 배지를 주며 한국을 알리고, 원주를 알리느라 준비해 간 2천매가 부족했다.


특히 작년에 있었던 월드컵을 통하여 네덜란드에서는 태극기만 보면 ‘KOREA’ 가 아닌 ‘히딩크’를 연호하는 사람들로 우리 일행의 웃음을 자아내게 하였다.


이번 나이메겐 국제걷기대회를 통하여 우리 원주에서도 이와 같은 국제걷기대회가 매년 열린다는 것에 더욱 높은 자긍심을 갖게 되었으며, 이를 더욱 성숙시켜 보다 많은 내외국인들이 참여하는 대규모 국제대회로 성장시켜야겠다는 강한 책임감을 느꼈다.


아울러 그렇게 될 수 있다는 충분한 가능성을 우리 원주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나 혼자만이 아닌 우리 일행 모두가 공감할 수 있게 돼 여러 모로 유익하고 만족스러운 체험이었다.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