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게 아이들을 맞이하다가 깜짝 놀라 그 울먹이는 목소리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왁…”하고 울음보가 터지면서 그 조그만 얼굴은 온통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되어 있다. 그렇지 않아도 오늘은 친구집에 초대 받은터라 집에 좀 늦게 올거라며 신아나서 학교를 갔는데… “왜 그래? 무슨일 있었니? 어디아파? 싸웠어?”
너무 놀라 이것저것 급하게 생각없이 물어보았다. 우리 아이는 방과후 친구집에 놀러간다고 들뜬 마음으로 학교문을 나서는데 갑자기 초대한 친구가 “00야, 너 우리집에 못가!” “왜?” “으음, 우리 엄마가 ××에 사는애는 데리고 오지 말래”하더니 함께 있던 다른 친구한테만 “우리가자!”하고 갔단다. 우리 아이만 덩그런히 남겨둔 채. 이제 초등학교 2학년 된 딸아이다. 얼마나 무안하고 가슴에 상처가 남겨졌을까? 그리고 그 작고 여린 가슴에 남겨진 이 사회를 향한 마음은 과연 어떨까?
갑자기 내 가슴은 무너져 내리듯이 너무나 화가나고 너무나도 속이 상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그게 아니었다. 우선 우리 아이 한테는 지금 당장 따뜻한 가슴이 필요했다. 꼬옥 안아 주었다. 몇번이고 꼬옥 안아주고 보듬어 주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아니야, 넌 이세상에서 가장 예쁘고 소중하고 최고야!”
우리나라는 어느 누가 보아도부강한 나라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경제적으로 비대해져 있다.
일제의 암흑기, 한국전쟁등으로 인해 궁핍했던 지난날들은 마치 없었던 것처럼.
사회복지국가로 향해 가고 있지만 무늬만 복지국가가 아닌가 하고 생각될때가 많다.
지금의 내 처지가 좀 낫다고 나보다 못한 이웃을 향해 마구 질시하고 무시하는 사회 편견이 너무나 많은 사회 그래서 우리 아이들은 일단 집 밖으로 나가면 눈도, 어깨도 축 처진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이 싫고 무섭기 때문에, 시설 아동이라고 해서 일반 가정의 아동과 다른 대접을 받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우리 아이들도 얼마전까지 부모 밑에서 행복한 아들 딸로 가정 생활을 했던 아이들이다. 단지 시대적 흐름에 따라 각종 사회문제와 가족해체, 상대적 빈곤등으로 인해 희생된 어린 생명들이다.
지금은 잘 살고 있지만 나한테도 언제 이러한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는 위기의 사회에 살고 있음을 알고 있을까?
물론 적지 않는 분들이 우리 아이들을 향한 사랑과 관심이 없었다면 우리아이들은 어디에도 설 곳이 없을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른손에 하는 일이 왼손이 모르게 하는 선한일을 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우리 아이들에게는 비젼이 있고 우리아이들의 미래가 있는 것이다.
이런 편견이 없는 사회야 말로 우리 아이들이 그래도 조금은 당당해 질 수 있고 사회의 일원으로서 당당하게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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