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문화제 전기사용 비협조 불쾌

원주여성민우회에서는 법이나 제도적 측면에서는 여성의 지위가 많이 나아졌으나 여전히 일상의 생활과 문화속에서는 차별적 의식과 관행이 개선되지 않은 점과 여성주간이 일부 여자들만의 잔치가 아닌 지역주민과 함께 열린 공간에서 남녀평등 의식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가기 위해 “여성문화제”를 기획하여 올해 2회째 실시하였다.


그러나 원주시에서는 문화제를 진행하기 위한 장소협조와 전기사용협조 요청에 대해 “민원발생 소지가 있으므로 불허한다”는 답변으로 열악한 조건과 환경 속에서도 공익적 목적을 가지고 힘겹게 애쓰고 있는 민간단체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원주시문화체육시설관리운영조례”에 따르면 우리 단체가 행사를 진행한 공간은 허가를 받아야 할 공간도 아니고, 단지 행사 진행상 전기사용의 필요가 있어 이에 협조를 요구한 것이다.


또한 문화체육시설관리운영조례 제14조에 따르면 ‘공연질서및 미풍양속을 해칠 우려가 있을 때, 예술관의 시설 또는 설비를 유지보수할 때’에 한하여만 사용허가를 제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담당공무원의 의견을 존중하고, 절차를 거쳐 합리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싶은 의도에서 단체의 대표와 실무자들이 하루 종일 관련 기관에 가 “엠프 사용시간이 낮이기 때문에 민원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 아파트에서 민원이 제기될 게 걱정이 되면 아파트 자치회에 가서 양해를 구하겠다.” “엠프 출력도 낮은 것으로 쓰겠다.” “시장님도 오셔서 인사말씀을 하실 텐데 마이크가 안되면 어쩌냐”라며 합리적인 협조를 당부하였으나 “그 장소는 일절 안된다.” “누구 모가지 달아나는 것 보고싶냐”, “로아노크 광장이나 양궁장에 가서 해라”는등 답변으로 일관하였다.


원주시 문화체육시설을 시설관리자에 불과한 사람들이 관리할 경우, 어떻게 하면 건물이 안 망가지고, 어떻게 하면 깨끗하게 보존할 것인가만이 고민이지, 그 공간 속에 얼마나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유치하고 시민들이 향유하게 할 것인지는 일체 고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문화제 준비 과정에서 문화체육시설 담당자들과의 부딪힘 속에서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격무와 과외 근무에 시달리고 시민들과 수시로 접할 수밖에 없는 관련 공무원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진정한 “민관 파트너십”이 어떠한 것이여야 하는지를 되새겨보게 한 계기였다.

<박운영 원주여성민우회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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