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대학교 자전거 국토순례를 다녀와서

지난 1999년에 처음 시작한 자전거 국토순례 행사가 벌써 5회째를 맞이하였다. 그동안 참여한 사람들의 숫자가 100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금년의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4월초에 처음 모였는데 그날 나온 얘기가 ‘제주도’였다. 작년과 재작년 연속으로 참가한 은희 학생의 강력한 주장이 한 몫을 했다.


몇 번의 미팅과 연습을 거쳐 최종적으로 40명(한라대 학생 23명, 일반인 및 교직원 17명, 남자 29명, 여자 11명)이 6월 24일 출발지점에 섰다.


보슬비가 적당히 내리는 날 아침, 원주공항까지 즐거운 첫 페달을 밟았다. 자전거를 비행기에 싣고 제주까지 휘이잉~. 제주의 날씨는 그야말로 구름한점 없이 깔끔한 가을 날씨였다.


모두들 붕 뜬 기분으로 제주에서의 첫날 일정을 시작하였다. 한림까지 30여Km거리. 아기자기한 해안도로를 따라 자전거로 달리는 기분은 환상적이었다. 협재해수욕장 근처에 숙소가 정해져 있었는데 몇몇 분들은 한밤중에 바닷물에 풍덩풍덩 빠졌다.


둘째날엔 송악산에서 마라도까지 가는 이벤트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국토 최남단을 가는 기분에 배 위에서 춤도 추고, 마라도엔 정말로 ‘짜장면 시키신 분’이라는 자장면 집이 있었다. 그것도 2개씩이나! 그곳에서 태평양을 바라보며 심호흡 길게 하고 막간을 이용하여 축구공 빌려서 축구도 한판!(5명씩 8개조였는데 홀수조가 4:3으로 승리)


셋째날엔 중문에서 출발하여 한라산 등반 일정이 잡혀 있었다. 성판악을 출발하여 백록담을 거쳐 관음사로 내려오는 코스였는데 쾌청한 날씨 덕분에 모두들 기분 짱! 남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오른 기분을 정상에서 맘껏 만끽! 그러나 내려오는 길은 매우 힘들고 지루하였다. 결국 6학년 2반 아주머니는 중도 탈락! 먼저 하산하여 하루종일 민박집 지키는 신세가 됐다.


넷째날엔 등산 후유증 치료도 할 겸 휴식을 취했다. 자전거 타고 중문 관광단지 관광 후 오후엔 다같이 모여서 중문 해수욕장에서 또다시 축구시합! 바닷물에 빠져가며 백사장에서 축구하는 맛이란 꿀맛 그 자체! 그리곤 자전거사랑모임 회원들이 한턱 낸 맛있는 저녁식사를 했다.


다섯째 날엔 서귀포를 거쳐 남원까지의 비교적 짧은 길이었는데 4학년 여학생 한명이 천지연폭포쪽 언덕을 내려오다가 미끄러져 부상당하는 사고가 있었다. 그래도 꿋꿋이 참고 목적지까지 안착. 숙소가 신영영화박물관 근처였는데 잘 꾸며진 조경들이 아름다운 제주, 그 자체였다.


여섯째날엔 드라마 촬영지로 유명해진 섭지코지에서 한 분위기들 잡고 일출봉 등산! 하산후 종달조개체험장에서 1시간 동안 무진장 많은 조개를 캤다. 우도에서 밤늦게까지 우리들 술안주는 조개구이! 산호초 조각들로 이루어진 바닷가에서 밤늦게까지 다 같이 모여 기마전과 이인삼각, 닭싸움, 계주 등 정말 신나는 여름밤의 추억이 있었다. 바닷물 수영은 기본!


일곱째날엔 종일 비가 내렸다. 그래도 자전거 타기엔 매우 쾌적한 주행조건이었다. 목석원을 거쳐 제주대 근처의 펜션이 숙소였는데 516도로를 올라가는 묘미는 우리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피날레였다. 제주에서의 마지막밤을 수박과 캔맥주를 곁들여 여행중의 일들을 회상하는 간단한 쫑파티를 하며 지샜다.


40명이 자전거를 타고 늘어선 500여미터의 모습은 아주 장관이다. 그 행렬이 아름다운 제주의 해안선을 따라 환상적인 여행을 했다.


이 행사에 도움을 주신 KT와 대한항공측에 지면을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큰 사고없이 모두 완주한 우리 국토순례단 여러분 모두의 인생에 승리와 성공만이 가득하길 빈다.

<이덕수 한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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