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과 밀가루를 뒤집어 쓰던 졸업식 풍경이 깨끗하게 세탁한 교복을 선생님에게 전해주기 위해 옷을 갈아 입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요즘 교복물려주기는 각급 학교의 새로운 전통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교복자율화 이후 93년부터 학교별 교복착용이 다시 시작되면서 졸업을 앞둔 3학년들은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을 위해 아낌없이 옷을 벗는 것.
수년째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하고 있는 원주중학교(교장:권혁주)는 이미 수거된 하복과 체육복을 포함해 졸업식 이후 수거된 것까지 반편성시험이 치러지는 날 신입생들에게 전해줄 예정이다.
원주중뿐 아니라 교복을 입고 있는 대다수의 학교에서 이런 물려주기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치악중(교장:류장희)도 졸업식이 끝난 이후 교복알선 행사를 치를 계획.
치악중 관계자는 “이미 수년전 부터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하고 있다”면서 “후배를 위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졸업생들의 모습에서 스피드시대에도 아직 끈끈한 정이 살아있다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처럼 각급 학교에서 교복물려주기 행사를 하면서 학부모들도 한벌에 15~20만원에 상당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모교사랑뿐 아니라 비용절감에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자녀가 원주중으로 진학한다는 학부모 권모씨는 “교복 한벌에 20여만원으로 요즘같은 불경기에 부담이 됐다”면서 “학교에서 체형에 맞는 교복을 고를 수 있어 학교에 대한 애착심은 물론 가계 부담도 덜 수 있을 것 같다”고 반겼다.
<류호준 기자> hjryu@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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