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역 모 사립학교에서 발생한 교장과 교사간의 법정싸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자칫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5월 이사장실로 날아든 투서. 학교 졸업생 3명과 학부모가 서명한 이 투서에는 모교사의 사생활이 세세하게 기록돼 있었다.
그러나 며칠 후 투서에 서명한 두명의 졸업생은 내용도 모른채 투서에 서명했다고 밝혀 투서 내용이 조작됐다는 의혹을 낳았다.
결국 이 투서의 배후에 관심이 쏠리면서 교장과 교사간에 갈등이 표출됐고 급기야 지난해 말 교장과 이사장이 모교사를 명예훼손과 업무집행방해로 고소하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발전했다.
현재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는 모교사는 “이것은 지난해 초 전체 교사의 절반이 전교조에 가입하면서 교장의 탈퇴권유에 응하지 않은데 대한 보복성”이라며 “투서가 작성된 시기가 전교조 분회창립 시기와 일치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며 이는 전교조 소속 교사들에 대한 길들이기”라고 말했다.
또한 “지난 95년에도 두명의 교사가 이와 비슷한 일로 교직을 떠난 일이 있다”며 일련의 사태가 연관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교사의 주장과는 달리 학교 교장과 이사장은 “교사의 사생활에 대한 일이지 절대 전교조 활동과는 무관한 일”이라며 “투서를 받고 나서 교내에서 원만하게 해결하려고 했으나 자신의 문란한 사생활에 대한 잘못을 뉘우치지 않고 오히려 교장의 명예를 훼손해 고소라는 극단의 조치를 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립학교 교장과 이사장이 제출한 고소건은 지난 12일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리를 받았다. 그러나 이 불씨는 자칫 학교내의 문제만이 아닌 사회문제로까지 확대될 여지를 남겨놓고 있다.
전교조 원주·횡성지회(지회장:곽대순)가 ‘이는 분명한 교권침해며 전교조에 대한 일선 사립학교의 시각을 대변해주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기 때문. 또한 학교측은 모교사를 학교 자체의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인데다 모교사도 교장을 무고죄로 고소할 가능성도 남아 있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을 조짐이다.
한편 일선학교 모교사는 “사립학교에서 전교조 소속 교사들의 활동이 국·공립학교에 비해 위축받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학교에서 발생한 사안이 전체의 모습은 아니다”고 조심스런 의견을 밝히고 “하루빨리 일련의 사건이 수습돼 학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류호준 기자> hjryu@wonju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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