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남대문 체험학습 … 가정의 소중함, 자신의 환경에 고마움 느껴
구랍 8일 상지여고 학생 27명은 ‘노숙자와 상인들의 하루 삶’ 체험을 다녀왔다.

학교 수업을 마친 학생들은 밤9시30분 학교운동장에 집결, 전세버스를 이용해 선생님 5명과 서울로 체험학습을 떠났다.

첫번째 코스로 남대문을 들렀다. 방송을 통해 접한 남대문은 쇼핑의 천국,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패션의 거리중 하나로 부각돼 마음이 한쪽으론 들떴지만 막상 남대문 시장에 들어섰을때 현실은 달랐다.

텅빈 시장의 골목을 보며 경기가 정말 침체돼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됐다.

추운 날씨에 바람막이 비닐에 기대어 웅크리고 있는 한 아주머니를 보았을때 마음이 무거웠다.

다음 장소인 서울역으로 향했다. 서울역은 텔레비전에서 접한 고풍스러운 모습과 달리 화려하고 웅장하게 보였다.

하지만 지하철 통로를 들여다 보았을때는 삶의 희망을 잃은 노숙자들의 눈빛만 가득했다.

음침함과 심한 악취가 묻어나는 장소를 빨리 벗어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울 구경에 들떠 있던 친구들은 하나둘 말이 없어지고 서너살쯤 돼 보이는 어린 여자아이와 아빠가 바닥에 깔아놓은 신문지 한장에 의지한 채 누워있는 모습은 눈물을 핑돌게 했다.

자신의 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순진하고 해맑은 눈으로 우릴 바라보는 아이의 행동이 오히려 우리를 슬프게 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친구들은 피곤한 것도 잊은채 한동안 멍하니 차창 밖을 바라보는 것이 전부였다.
이따금씩 가정의 소중함과 자신을 둘러싼 환경의 고마움을 잊고 사는 청소년들.

적어도 이번 체험행사에 참가한 학생들만큼은 자신의 뒤를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고 확신한다.

<청소년기자 김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