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저축의 날이 우리 국민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또 저축의 날을 맞아 국민포장과 재정경제부 장관상을 표창 받는 사람들의 삶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어떤것일까?
40년간 야채 노점상으로 3억원을 저금해 국민포장을 수상한 강릉시 홍혜옥 할머니 이야기는 우리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우리 지역에서도 제37회 저축의 날을 맞아 재정경제부 장관상을 표창받은 학생이 ‘기특하다’는 생각만 했다.
새벽에 신문배달을 해서 저축을 하고 방과후 폐휴지나 병, 캔 분류를 하는 정말 착한 학생. 그리고 매월 5만원 이상을 저금한다는 내용이 적힌 공적서는 ‘소비 풍조가 만연한 사회 속에도 아직 근검 절약 정신을 갖고 있는 학생이 있구나’라는 흐뭇한 마음이 들게했다.
그러나 학생을 만나는 순간 교육의 병폐가 순진한 한 학생을 망가뜨릴 지도 모른다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신문배달은 지난해 방학을 이용해 두달정도 밖에 안 했고, 저축을 하는 돈은 엄마나 언니, 오빠가 용돈을 주는 것으로 한다는 것이다. 또 공적서에 적힌 애국 조회시 전교생에게 근검 절약 생활화 교육을 실시했냐고 묻자 학생 본인도 토끼눈을 하며 ‘아니요’란 답변을 했다.
방과후 폐휴지등을 분류하는 것은 학교에서 다함께 실시하는 것이었고 토요일 오후마다 어린이 지도에 봉사하는 것은 종교재단 학교인지라 초등학생에게 성경 말씀을 가르치는 내용이었다. 이것은 사실과 너무 많이 달랐다.
너무나 순수하고 맑은 학생의 눈빛은 장관 표창을 받을 만 했지만 학생의 저축부분이 모범이 될만한 사례는 아니었다. 비단 이 학생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상=돌아가며 타 먹기’란 공식이 성립할 정도로 부폐한 부분이 너무 많다.
건전한 소비 생활을 확산시키기 위한 저축의 날, 본 취지를 잃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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