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능요원 이모씨의 고뇌
3D 업종이라고 불리는 ㅅ 제조업체(문막)에서 산업기능요원(병역특례제도)으로 13개월째 근무하는 있는 이모씨(26·태장동).
이씨는 가정형편상 군대에 가는 것을 포기하고 3년간 산업체에 복무해야 하는 병역특례제도를 선택했다. 하지만 처음 병역특례를 선택했을 때 알았던 것과 현재 일하고 있는 상황이 많이 달라 갈등이 심하다.
이씨를 통해 산업기능요원들이 처한 현실을 짚어본다.

심지어 일요일도 근무

이씨의 하루 일과는 새벽6시부터 시작된다. 아침 7시까지 출근해 집에 돌아오는 시간이 보통 밤9시~11시.
이씨의 주당 근무시간은 48시간 그러나 야근이 적게는 주 10시간에서 많게는 주 20시간정도이다. 이씨가 갈등을 느끼는 것은 밥먹듯 시키는 잔업(야근)때문. 회사는 작업물량이 많다는 이유로 거의 매일 잔업을 시킨다. 처음 계약할 때는 오전8시30분 출근 오후5시30분 퇴근이었으나 제시간에 퇴근해 본적이 거의 없다. 심지어 일요일도 격주로 근무하기도 한다.
이 회사에 근무하는 산업기능요원은 모두 10여명. 가장 힘든 부서에 주로 배치돼 있다. 다른 부서는 주·야간 2교대로 근무를 하지만 이들이 주로 배치된 부서는 2교대 근무는 커녕 수시로 잔업을 하고 있다.
작업환경도 열악한 상태. 여름철 작업장 실내온도가 섭씨 35。가 훨씬 넘고 겨울철에는 스토브만 지급된 채 일을 한다.
여름에 3∼4kg 정도 살이 빠지는 것은 기본이고, 겨울철에는 스토브에 몸을 녹이는 것도 눈치를 봐야 한다.

처우개선 요구에 “해고하겠다”

이씨는 올 상반기에 동료들과 같이 일이 너무 힘들고 잔업을 많이 시키는 것 같아 회사에 얘기한 적이 있다.
그러나 회사는 오히려 1∼2명을 해고하겠다는 협박을 하며 자신들의 안을 받아들일 것을 강요했다.
산업기능요원들은 해고될 경우 그동안 근무한 것을 인정받지 못하고 군대에 가야하기 때문에 그대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이씨는 말했다.
이씨는 지방노동사무소와 병무청등에 문의해 봤으나 잔업에 대한 대가를 받았으면 근로기준법을 위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들었다.
대변해 줄곳이 없다

인터넷사이트중에는 병역특례자들의 모임이 있다.
이곳 게시판에는 병역특례요원으로 근무하면서 야근을 강요당하고 상사의 개인적인 심부름까지 해야한다는등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이들은 회사에 입사할 때 성실계약서를 작성하기 때문에 단체행동을 할 수 없다.
또 이들이 일하는 곳은 대부분 소규모사업장이기 때문에 정규사원들의 노조가 설립되어 있는 곳도 별로 없지만 비정규직 노조가 있는 곳은 거의 없다고 한다.
민주노총 원주시협의회 관계자는 “이들의 대우를 대변해 줄 수 있는 곳이 실질적으로 없다고 봐야 한다”며 “이들이 노조를 설립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회사측이 요구하는 잔업등을 그대로 수용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여러 차례 포기하고 싶었지만 지금까지 쌓아왔던 시간들이 너무도 아까워 버티고 있다”고 했다.
또 “앞으로 나와같은 생활을 겪어야 할 요원들을 위해서라도 합리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했다.





해고되면 ‘헛수고’ 불이익 감수
■ 병역특례 산업기능요원 근무 실태
병역특례제도에 의해 방위산업체등 생산직에 종사하는 산업기능요원들이 자유스럽지 못한 신분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불이익을 받는 대표적인 유형은 무리한 잔업요구와 열악한 작업환경. 산업기능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임모씨(27)는 “입사할때 회사와 주 48시간으로 계약했지만 수시로 잔업(야근)을 시키고 열악한 작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상태”라며 “회사측은 임금만 지불한다면 법적인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계속 잔업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들은 해고가 되면 1년이든 2년이든 근무한 것은 전혀 복무기간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군대에 입대해야 하는 처지여서 쉽게 회사측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다.
또한 사업장에 고용될 때 성실계약서를 쓰기 때문에 집단행동도 할 수 없다.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는 있지만 노조도 없는 열악한 사업장들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보니 회사에서 잔업등을 수시로 요구하더라도 울며겨자먹기로 일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이다.
또 산업기능요원 중 보충역의 경우 현역과 달리 회사에서 여건이 되는한 무한정 뽑을 수 있기 때문에 정규사원 보다 열악한 부서에서 적은 비용으로 일하는 형편이다.
산업기능요원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다는 류모씨(30·단계동)는 “부당노동행위나 열악한 작업장에서 일하는 것을 감시하고 관리해야할 병무청이나 관할지방노동사무소가 산업기능요원들이 고발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수시로 점검해 이들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산업기능요원제도(병역특례제도)란 본인의 자율적 의사에 따른
<박재현 기자>  jhpark@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