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의 힘



왜 무협지는 여러권으로 구성되어 있을까? 모든 것이 요약되고 압축되는 시대에도 무협지만큼은 부피가 그대로일까? 만약 무협지를 다이제스트 한다면 어떤 내용으로 압축이 될까?


한 단어로 요약한다면 ‘복수’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복수’라는 단어를 길게 나열한 것이 무협지인가? ‘복수’라는 단어를 길게 나열한 무협지를 사람들은 그렇게 좋아한다는 말인가?


어쩌면 우리는 지금 21세기의 무협지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름 아닌 미국의 테러와 그에 대한 응징이 바로 무협지의 내용과 같은 것일 것이다.


테러로 인하여 수많은 피해를 당한 모든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애도를 표하는 바이다.
그러나 지금 전개되고 있는 일련의 사건을 보면 복수심에 불타서 테러 응징이라는 명분하에 모든 것을 합리화시키며 진행되는 것을 보는 것 같다.


아마도 미국이 테러 응징이라는 보복으로 이 사건을 마무리한다면 아랍계 사람들은 최후의 일인까지 지하드(聖戰)를 선포하고 복수심에 불타 또 다른 모양의 보복을 계획하게 될 것이고 보복의 악순환은 계속될 것이다. 아랍계 사람들은 이 사건을 회교도의 아랍계와 미국을 중심한 서방의 기독교와의 전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복수로 전개되는 무협지와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누군가는 끊고 새로운 관계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를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복수’로 전개되는 그렇게 두꺼운 무협지를 끝낼 단어는 ‘용서’일 것이다. 그리고 ‘용서’는 약자가 하는 것이 아니라 힘있는 강자가 하는 것이다.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는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었고 하늘의 천사들을 동원하여 저들을 멸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십자가에 못박는 사람들을 향하여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저들은 자기의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라고 하면서 용서를 선포하였다. 그후에 로마는 십자가에서 ‘용서’를 선포한 예수를 믿는 나라로 바뀌었다. ‘용서’의 사랑이 승리한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 것이다.


미국의 가공할 화력을 사용한다면 아프간 정도는 초토화시키는데 별 문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참에 힘있고 강한 미국이 ‘용서’의 사랑을 선포한다면 미국을 향해 미움과 분노로 가득한 아랍계 사람들의 마음을 피흘리지 않고 돌이킬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예수님처럼 ‘용서’는 ‘복수’보다 더 힘이 있고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게 될 것이고 모든 보복의 악순환의 고리는 끊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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