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에 따르면 70% 정도의 유권자는 지지후보를 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람들을 만나 보면 누가 원주를 대표할 국회의원 적임자인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말한다. 지지후보를 정했다는 사람들도 지지이유를 설득력 있게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같은 상황은 후보 선택 기준을 한마디로 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인물 60%, 정당 40%의 비율로 후보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출마한 후보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른다는 것이다.
현행 선거에서 후보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은 선관위에서 제공하는 선거 공보물과 TV토론이 전부라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선거 공보물로 적임자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 TV토론으로 판단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 정책 선거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후보자가 제시하는 공약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이로 인해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적 염원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지연?학연에 의존하거나, 후보자 중 인지 정도가 높은 사람을 찍는 구태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이번 선거가 이렇게 치러진다면 정치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최소한의 후보선택 기준을 마련해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우선 후보 선택 기준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보자. 특히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가 뚜렷하지 않다면 후보자의 적합성 여부를 따져 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후보자에 대해 아는 것이 별로 없다면 그동안 수집된 자료를 통해서라도 후보자들이 ‘무엇 때문에 국회의원이 되려고 할까’를 생각해 보길 바란다.
능력이 모자라더라도 출마 동기가 조금이라도 순수해 보이는 후보를 뽑는다면 후회할 가능성이 적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은 국가나 국민 보다는 명예나 권력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을 뽑아줬기 때문이다.
그래도 판단이 서지 않으면 차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 중 평소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에게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마땅한 후보가 없다고 투표를 포기한다면 정치개혁을 원하는 국민들에 대한 배신행위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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