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독감으로 인한 피해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해도 한 두 달이면 정상을 찾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감염지역이 전 세계로 확대되고 사망자가 잇따르면서 닭고기 관련 업체들의 피해가 심각한 지경이다.


자금여력이 없는 업소들은 이미 문을 닫았고 여력이 있다 해도 지쳐있는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뾰족한 해결책이 있는 것도 아니다. 기승을 부리고 있는 조류독감의 기세가 수그러들기를 바랄뿐이다.
이렇게 된 데에는 언론과 정부의 책임도 적지 않다.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했을 때부터 국민들을 안심시키고 침착하게 대처했다면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발표내용이 오락가락하는 바람에 불안을 증폭시켰다. 물론, 조심한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하지만 그 동안 나온 정부 발표나 중앙언론의 보도를 보면 혼란을 부추긴 게 사실이다.
언론보도는 사실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파생될 수 있는 문제까지도 염두해 둬야한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2~3개월 계속된다면 간신히 버티고 있는 업소들조차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앞으로는 국민들의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 시키고 소비 촉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보도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정부나 자치단체의 노력도 시급하다. 상인들을 직접 지원하는 것이 어렵다면 소비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 고사 위기에 처해 있는 상인들에게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주어야 한다. 이는 정부나 자치단체가 해야 할 당연한 책무다. 최근 많은 자치단체들이 닭고기 소비 캠페인을 벌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원주시는 손을 놓고 있다. 시관계자는 캠페인이 근본적인 해결방안이 아니기 때문에 종합적인 대책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답변이 궁색하다.


지난해 김기열 시장이 내세운 고객감동 행정과도 거리가 있다. 물론 캠페인을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실의에 빠진 상인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는 효과는 있을 것이다. 사회단체나 시민들까지 동참한다면 심각한 상황은 면하게 할 수도 있다. 원주는 시민서로돕기 운동을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했다. 원주시가 조류독감으로 인한 피해 최소화에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축협도 마찬가지다. 축산 농가를 보호하고 지원해야하기 위해 존재하는 협동조합이 ‘불가항력’이라는 이유로 구경만하는 것은 직무유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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