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학교를 다녔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잊혀지지 않는 선생님이 있을 것이다. 내게도 이런 선생님이 한 분 계신다.




누구든 자기 몫 다할때 존경 받는것

이시대 진정한 교육 냉철히 생각해봐야



내가 중학교 2학년 때였으니까 이십오년 정도 된 이야기인 셈이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녔으므로 늘 한시간 정도 늦게 등교를 했고 또 한시간 정도의 수업은 듣지 못하고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 했다.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 선생님께서 가정방문을 하시겠다며 하교길에 함께 집으로 가게 되었다.


오전에 두번 오후에 두번 있는 버스를 기다렸다가 30분 정도 비포장길을 달려서 마을어귀에 내려 다시 소로길로 15분 정도 걸어가야 아버지께서 흙벽돌로 손수 지으신 우리집이 있었다.

어머니께서는 큰 딸 선생님이 오셨다며 큰 쇠솥에다 감자와 옥수수를 삶아 내오고 막 낳은 달걀을 꺼내 상을 차리시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그 후 어려운 환경이지만 공부를 포기하면 안된다며 가끔씩 내가 우울할때마다 용기를 주시곤 했다. 그런 선생님이 계셨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 같다.

먼길도 마다하지 않으시고 제자의 집에 들려 사정을 꼼꼼히 들으시고 크나큰 사랑으로 감싸 주시던 선생님. 세월이 흐를수록 선생님께서는 우리반 아이들 하나 하나를 많이도 사랑하셨구나 하는 생각을 하는 이유는 무얼까.

자신의 일을 천직으로 알고 몸소 실천하셨기 때문일 것이다. 요즈음 가끔씩 불미스러운 일로 사제간의 사랑이 희미해져가는 걸 대할때마다 그 선생님을 생각하게 된다.


누구든 자신의 몫을 다할때만이 존경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올해는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행사를 위한 행사로 그치기보다는 선생님은 학교와 학생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되고 제자들은 평생 잊혀지지 않는 선생님에 대한 고마움을 일깨우는 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선생님은 많지만 진정한 스승은 없다라는 말이 옛말이 되도록 선생님이나 학생, 학부모 모두가 스승의 날 하루만이라도 이 시대의 진정한 교육에 대해 냉철하게 생각하여 자신의 몫을 다할 각오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등불같이 내 삶을 비춰 주시는 선생님을 마음 속에 모시고 그 선생님이 보여주신대로 묵묵히 내 일을 하면서 부끄럽지 않게 살아 가는 나는 참 행복한 제자라는 생각을 해 본다.

선생님 고맙습니다.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


권 순 형
전 토요시동인회장

원주투데이  webmaster@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