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이유는 시예산이 당초 계획보다 너무 많이 들어가고 병원 건립 이후에도 적자운영이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적자가 발생하면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데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원주시 입장에서는 부담이 느껴진다는 것이다. 엄청난 예산을 투입한 시설을 특정단체에 위탁운영하는데 따른 특혜시비도 우려했다.
원주시가 내세운 이유들을 살펴보면 나름대로 일리가 있어 보인다. 당초 11억원 정도로 예상했던 건축비가 60억원으로 늘어 났다면 사업 우선순위 결정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또한 건립 이후에도 운영비 지원이 불가피하다면 쉽게 판단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특혜시비도 충분히 예상된다.
문제는 처음 이 사업을 결정한 당시에는 이런 사실을 몰랐느냐 하는 것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사업은 이창복 국회의원이 국비를 따내면서 시작됐다. 이에 원주시는 병원을 위탁운영 할 예정이었던 가톨릭재단과 협의아래 지난해말 사업신청서를 강원도에 제출했다. 그러나 원주시는 지난 11월 문제가 있다고 판단, 건립계획을 철회했다.
만일 이 사업이 처음 제기 됐을때 지금과 같은 판단을 했다면 의회에서 거론될 일도 논란을 빚을 일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이번처럼 기존 운영되고 있는 타지역 사례를 점검해 봤다면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이다. 결국 당시에는 치밀하게 검토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된다. 11억원의 시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사업을 국비를 준다니까 아무 생각없이 일을 추진 했었다면 걱정 스럽다. 무책임하고 안일한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또한 시의회와 사전 논의가 없었던 점도 문제다. 시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이므로 의원간담회 형식으로라도 의회의 의견을 들어 봤어야 한다. 철회할때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 진행된 사업이 아니라는게 원주시 입장이지만 그대로 진행됐다면 예산심사에서 의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볼때 변명의 여지가 없다. 원일프라자 패소 이유를 상기해 본다면 더더욱 신중하게 접근 했어야 한다. 또 한가지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건립포기 결정이 옳았느냐 하는 것이다.
치매 전문병원이 건립된다면 노인복지가 한 차원 향상될 수 있다. 더욱이 노인인구가 급격히 증가 하는 추세이므로 필요성은 충분하다.
따라서 건립계획을 철회하기 전에 가톨릭재단과 건립위치를 변경해 공사비를 줄일 수 있는지, 위탁운영 조건 조정등으로 시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도 따져 봤어야 한다. 가톨릭 병원은 이미 부지까지 구입한 상황까지 진행된 일이다. 물론 원주시 생각대로 도립 병원이 생긴다면 더 좋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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