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건강상에 큰 문제는 없지만 작품활동이나 외부활동이 예전 같지는 않다.
박경리 선생은 한국문단의 거목이자 국보급 인물이다. 문인들 사이에서는 국력이
더 강했다면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할 만큼 대단한 인물이다. 뿐만아니라
「토지」는 우리나라 국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소설 1위로 꼽히고 있으며 여러나라
언어로 번역돼 읽히고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원주에서는 그만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경리 선생이 집필을 위해 원주로 온지 20년이 넘었다.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가 원주에 살고있는 것은 분명 원주의 자랑이다. 그럼에도 박경리
선생을 원주에 접목 시키려는 노력은 토지문학공원을 조성한 것이 고작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에대해 박경리 선생이 지역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시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박경리 선생은 본지와의 특별인터뷰에서 “지방언론에서
내가 그들을 소외 시킨다는 원성이 많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소외된 것이다.
소외되지 않고서는 작품을 쓸 수가 없다”고 말한바 있다.
결국 박경리 선생은 작가로서의 삶을 살고 있을 뿐인데 우리 스스로 벽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박경리 선생이 살고 있는 토지문화관에는 전국의 유명한 문인들이
수시로 다녀간다. 중앙언론들도 틈만 나면 인터뷰를 하자고 졸라 댄다.
원주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되돌아 보자, 박경리선생이 태어난 통영시 홈페이지에는
박경리 선생을 향토의 인물로 소개하고 토지를 소재로한 행사도 개최하고 있다.
그러나 원주시 홈페이지에는 토지문학공원과 토지문화관을 짤막하게 소개한게
전부다. 오히려 한 개인이 토지문학공원이라는 홈페이지를 만들어 원주와 박경리
선생을 접목 시키려고 고군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박경리 선생의 나이가 벌써 70대 후반이다. 「박경리와 토지」를 원주와 접목
시키려면 생존해 있을때 관심을 가져야 한다. 박경리 선생은 모 중앙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토지문화관 운영이 잘 되느냐는 질문에 “토지문화관은 내가 꿈꾸거나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여건이 된 거었거든요. ‘웬수야’ 할
정도로 운영이 힘드네”라고 말했다.
토지문화관이나 토지문학공원이 당초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은 물론 애정을 보여 주어야 한다. 토지나 박경리 선생을 소재로한 문화
이벤트도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보물을 갖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몰라 썩혀서야
되겠는가.
박경리 선생 사후에 가족들이 묘소를 고향인 통영에 모시겠다고 한다면 큰 일이다.
원주 문인들과 원주시가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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