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부대 기름유출은 지난해말 원주투데이가 선정한 원주권 10대뉴스중 하나였다.

캠프롱 주변에서 기름이 흘러나와 주변 농토를 오염시키자 시민단체들이 실태조사와 피해보상을 요구하여 석달동안 천막농성을 벌였으며 매주 토요일 아침마다 시위를 벌였다. 그결과 미군측은 이례적으로 오염사실을 인정하고 피해보상을 약속했다.


뿐만아니라 1군지사 기름오염에 대한 환경관리공단의 조사결과는 시민들을 경악케 했다. 자그만치 850여 드럼의 기름이 4천여평을 오염시켰고, 땅속에서 1주일에 반드럼씩 기름을 퍼내 500여 드럼을 제거했다는 것이다. 발표대로라면 아직 300여 드럼이 땅속을 오염시키고 있는 셈이니 1군지사 부지는 거대한 기름탱크나 다름없다.


이러한 내용은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돼 원주시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건망증이 심한건지 아니면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군부대 기름 오염에 대한 원주시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시민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환경단체와 언론사 기자들에게 부대내부를 공개하고 합동조사를 약속했던 1군지시가 1년째 꼼짝하지 않는데도 원주시는 구경만 하고 있다.


더욱이 1군지사 이전협상을 추진하면서 기름오염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다. 현재 원주시는 1군사령부와 2천230억원의 이전비용에 합의하고 시의회에 동의안을 제출한 상태다. 원주시는 부지매매협상과 오염토양 복원문제는 별개 사안으로 다룬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1군지사측이나 국방부의 행동을 보면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다. 부지매입 협상시 문제의 소지를 없애 버리는게 현명하다.


부지매입비는 지불했는데 복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원주시는 엄청난 손해를 입게 된다. 복구가 이루어지기 전에는 개발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의회는 물론 시민단체에서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이러한 가정은 최악의 상황이고 그러한 상황이 전개되면 그때가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혹여 1군지사 이전사업이 지장을 받을까 우려해서라면 오산이다. 1군지사 이전이 원주시 발전을 위한 숙원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원주시가 부지매입 협상에서 저자세여야할 이유는 없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전면적인 재조사를 벌여 복구하는데 어느 정도의 비용과 기간이 필요한지를 확인하는게 우선이다.
민관군 합동조사를 약속하고 딴소리를 하는가하면 1군지사가 발표했던 자체 복구계획도 축소한 상황에 더이상 구경만 한다면 원주시나 원주시민은 스스로 자존심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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