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같으면 행정기관으로 부터 부당한 대우를 받아도 벙어리 냉가슴 앓던 시민들이 이제는 큰소리를 치는가하면 불합리한 행정행위에 대한 시정 요구도 과감하다.
하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소시민들은 행정기관에 비해 약자일 수 밖에 없다. 전문적 지식이 없는데다 행정기관에 대항해서 득볼게 없다는 선입견 때문에 부당한 일을 당해도 감수하는게 일반적이다.
원주시가 내년부터 도입할 계획인 시민옴부즈만 제도는 이러한 소시민의 권리를 보호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옴부즈만 제도는 행정권의 남용을 막아주고 폐쇄적인 관료주의 관행을 타파할 수 있는 제도로 서구에서는 보편화 되어 있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3년 중앙정부를 상대로 활동하는 국민고충처리 위원회가 그 시초라 할 수 있다. 지방자치단체중에서는 97년 부천시가 처음으로 도입한 이후 일부 자치단체에서 시행중에 있으며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시민옴부즈만 제도는 시민이 사법적인 판단에 의존하지 않고 시민의 대리인인 옴부즈맨을 통해 부당한 행정처분이나 권리 침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선시대 신문고나 암행어사에 해당된다.
그러나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형식적으로 운영되거나 제도 도입에 대한 분명한 철학이 없으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다.
이왕에 도입키로 한 만큼 주민참여를 통한 지방자치 활성화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특히 시민옴부즈만 선임에 있어서 신중을 기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법률이나 행정에 대한 식견이 높아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대상층이 그리 넓지 못하다. 그렇다고 해서 전직 고위 행정관료를 그 자리에 앉히면 공무원들과 얽히고 설킨 관계 때문에 순수하게 시민의 편에 서서 일을 처리하기가 힘들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전문적 식견도 중요 하겠지만 행정집단에 위축되지 않고 소신있게 일할 수 있는 인물이 적임자라 할 것이다.
또한 옴부즈만은 행정기관에 권고할뿐 강제적인 집행력이 없으므로 단체장이나 관료들이 권고를 함부로 무시할 수 없는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데도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어쨌건 타 자치단체에 앞서 시민옴부즈만 제도를 도입키로 한 원주시의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앞으로도 주민참여 통로를 확대하는데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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