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가 추석연휴기간에 개최되는 장사씨름대회 입장권을 각 읍면동과 부서에 배정했다가 공무원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쳐 회수했다. 또한 입장객에게 나눠줄 경품 확보도 부서별로 할당해 비난을 샀다.


입장권 강매는 처음이 아니다. 가깝게는 2개월전 열렸던 삼척 동굴박람회와 2년전 세계평화팡파르때도 그랬다. 오랫동안 반복되어온 관행이다.


이같은 일이 계속되는 이유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1천명이 넘는 공무원 조직에다 행정기관의 막강한 힘을 앞세우면 입장권 몇천장 판매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러나 이로인해 공무원에 대한 불신이 조장되고 공무원 의 사기가 저하되는 부작용을 동반하므로 이제는 중단해야 한다.


위에서는 강제사항이 아니라고 해도 밑에서는 눈치가 보이는게 사실이고 결국 이사람 저사람에게 부탁해야 한다.


부탁받은 사람은 공무원이 부탁하는데 박정하게 거절하기 어렵다. 자기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을 경우 강요를 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반대로 공무원은 언젠가는 신세를 갚아줘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된다. 우리나라의 부패구조는 이렇게 주고 받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렵게 유치한 씨름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하고 싶은 의욕을 모르는바 아니다.
하지만 관중수가 몇명이었냐보다 원주시민들이 이 행사로 인해 얼마나 즐겁고 행복했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시민들이 참여하고 싶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해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경품마련 방식도 마찬가지다. 반대급부를 준다고는 하지만 시공무원의 협조 요청을 받고 거절하기란 쉽지 않다.


또한 이런 상황은 행사준비를 원주시가 도맡은데 근본적인 원인이 있다. 이번 행사의 주최는 KBS와 한국씨름협회다. 원주시는 후원이다. 원주시 입장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유치한 행사이니 만큼 직접 나서지 않을 수 없었겠지만 원주시 씨름협회나 원주시 체육회에 맡기고 원주시는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방식이 바람직 했다.


물론 두 단체의 역량으로 볼때 큰 행사를 준비하기에 역부족일지도 모른다. 그렇다고해서 모든일을 원주시가 떠 맡는다면 이같은 상황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이제 다음달이면 세계평화팡파르와 치악제가 열린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팡파르 행사에 대한 대대적인 홍보 필요성을 지적한 바 있다.


반강제적으로 동원하는 행사를 하지 말자는 취지에서다. 시간이 촉박하고 홍보예산도 많지 않겠지만 이번과 같은 방식의 입장권 판매는 하지말자. 판매를 민간에 위탁하거나 시민참여 분위기를 고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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