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의장협의회가 지방의원 유급제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했지만 논의 수준에 머무르자 올해중 입법화 하겠다며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급제 전환의 표면적 이유는 현재의 수당으로는 의정활동이 어렵다는 것이다.
지방자치제를 시작하면서 규정한 지방의원의 성격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때문에 소액의 회의수당과 여비를 지급받았다.


그러나 그동안 두차례에 걸쳐 수당을 인상, 지금은 기초의원이 월 110만원 내외를 받고 있으며 광역의원은 170만원 정도이다. 지방의원 성격규정도 무보수 부분을 삭제, 명예직으로 수정했다.
지방의원 유급제는 찬반양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2년전 정부여당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면서 한나라당도 조건부 수용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정치논리로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 정치권의 흥정대상이 되어서는 더더욱 곤란하다.
지방자치제를 실시할 당시 지방의원을 무보수 명예직으로 규정한 것은 지방의원은 정치인이 아니라 지역주민을 위한 봉사자라는 정신이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지방의원이 유급제로 바뀌면 국회의원처럼 직업적으로 의정활동을 해야한다. 선거를 통해 당선된 지방의원이 자신의 원래 직업을 포기하거나 중단하고 의정활동만 한다면 정치인만 양산하는 결과를 빚게 된다. 또한 지방자치를 위해 막대한 비용을 지출해야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문제다. 유급제가 되고나면 보좌관도 필요하다고 할까 두렵다.


따라서 지방의원 유급제는 국민들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 의정활동 비용이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지역주민의 각종 경조사를 챙기고 지역행사에 내놓는 금일봉까지 의정활동 비용으로 포함하는 것은 곤란하다.


의원의 전문성을 높이고 효과적인 의정활동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보수를 더주는 유급제보다 의원들을 보좌할 수 있는 의회 전문위원을 늘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낮에는 자기일을 하고 밤에는 회의를 하는 유럽의 지방자치가 국민 대다수가 바라는 지방의회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깨닫길 바란다.


정치권도 대통령선거에 눈이 어두워 지방자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우를 범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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