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기열시장이 원주시 행정전반에 걸쳐 각 부서별로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간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김시장은 4년이란 공백에도 불구하고 부서별로 진행되는 사업들에 대해 비교적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신임시장이 업무를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이 바뀐데 따른 행정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김시장은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다방면에 걸쳐 구체적인 지침과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취임한지 한달도 안됐지만 오랜 공무원 생활과 관선·민선시대 시장을 역임한 경력을 감안하면 가능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의 말한마디가 원주시 행정을 좌지우지 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정책결정에 보다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공무원 조직은 일반기업들에 비해 유연성이 떨어지므로 새시장이 첫 업무보고 자리에서 지시하는데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것을 쉽지 않다.


또한 어떤 정책이든 그것을 결정하기까지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시장의 개인적 판단이나 취향이 여과없이 정책결정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것이 옳은 결정이라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김시장 당선이후 시청 주변에서는 김시장의 성향을 놓고 이런저런 얘기들이 흘러 나왔다. 김시장이 문화에 대해 관심이 높기 때문에 문화관련 예산이 증가할 것이라든지 체육엔 관심이 없어 체육계는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등 그럴듯했다.


시장의 성향이 정책으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그것이 지나치면 반발을 사게 된다. 김시장이 시장배 생활체육대회를 모두 없애라고 지시 했다는 말 때문에 체육계가 술렁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전임시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던 사업을 없애거나 축소시킬때는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시장이 바뀌었다고 많은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 주요정책이 흐지부지 돼버리면 행정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행정력과 예산이 낭비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정책입안 당시의 취지를 충분히 파악하고 담당 공무원이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간부들의 태도다. 상명하복이 공무원 사회의 생리라고는 하지만 시장 혼자서 모든 일을 판단하고 결정토록 미루는 것은 책임을 회피 하겠다는 것과 같다. 시장이 아무리 유능해도 참모들이 눈치나 보고 수동적으로 업무에 임한다면 원주시 발전은 기대할 수 없다.


시장은 간부들이 소신을 갖고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간부들은 시장의 정책방향에 맞춰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는 것이 발전적인 지방자치 행정의 모델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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