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은 선거 끝나면 다시 시작”
원주시민 스스로 선거관련 부정 막는 감시자가 돼야
특별기고-이병두 관리담당관(원주시선거관리위원회)
세상은 온통 가슴벅찬 기대와 감격속에 새즈믄 태양을 맞았고 그러한 기대속 긴장으로 한 해가 저물어 간다. 국가적으로 본다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이산가족 상봉, 경의선 철도 복원, 대통령의 노벨평화상수상등 새천년은 의미있게 시작되었다고 생각된다.
내 개인적으로 보아도 4·13 총선거와 6월 8일 지방보궐선거등 두 번의 선거를 치렀으니 보람있는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한번의 선거가 준비단계에서부터 투·개표를 거쳐 선거비용 조사에 이르기까지 6개월은 족히 걸린다. 두 번의 선거를 숨가쁘게 치르면서 귓등으로 들어넘겼던 말들 “내년에는 선거도 없고 하니 신나게 먹고 놀 일만 남았네” 하는 비아냥거림이 되는 대로 쌓였다가 이제서야 고개를 쳐들고 꿈틀거리는 것이다. 오늘은 이러한 질문에 분명히 답하고자 한다.
다음선거의 선거운동은 선거가 끝나면 다시 시작된다.
왜냐하면 정치인은 차기선거의 득표를 위해 직ㆍ간접적으로 활동하기 때문이다. 법상의 선거운동은 후보자등록 시점부터 선거일 전일까지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그 외의 선거운동은 모두 불법선거운동이 된다. 당선자는 차기선거에 재당선을 목적으로 낙선자는 다음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려 하기때문에 우리 선관위로서는 항상 입후보예정자의 활동을 예의주시해야만 한다.
지난 가을 단풍이 오색으로 물들 때 예식장ㆍ장례식장ㆍ각종행사장을 돌아다니며 정치인의 축의·부의금품및 찬조금 제공을 조사하는데 모든 공휴일을 반납했었다.
가족에게 미안하기도 하지만 깨끗한 선거문화를 위해서는 누군가가 해야하는 일이기에 불평도 못하는 가족들을 볼 때에는 현진건의 빈처 중 “모본단 저고리가 하나 남았는데”하는 대목이 절로 생각이 난다. 우리의 일을 대신시키려고 대리인들을 뽑았건만 일(정치)은 시키지 않고 그들에게 축의ㆍ부의금품이나 찬조금 몇 푼을 요구하는 뿌리깊은 고질병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요즈음은 자라나는 새싹들에게 만큼은 올바른 선거의식, 즉 올바른 참정권 행사, 후보자 선택 방법및 과거 어른들의 잘못된 선거문화들을 알려주어 이들이 커서 유권자가 되었을 때 금품등에 유혹되지 않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서원주초등학교에 선거교실과 모의투표소를 설치ㆍ운영하고 있는데 예식장ㆍ장례식장ㆍ각종행사장등의 단속활동보다도 재미가 더 쏠쏠하다.
바라건대 연말연시를 맞아 망년회ㆍ신년회ㆍ경노잔치등 각종행사가 많을 것이다. 이러한 행사에 우리 모두 감시하는 눈이 되어 공직선거가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와 민주적인 절차에 의하여 공정히 행하여지도록하고 선거와 관련한 부정을 방지하는데 노력하는 원주시민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또한 더 이상 어린 새싹들에게 기성세대의 잘못된 선거풍토를 들추어 내는 선관위 직원이 아니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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