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마트인 이마트가 원주에 처음 들어설 때 시장 상인들에 대한 우려와 지역 경제에 대한 염려가 됐었다. 지역 주민인 시장 상인의 가벼워지는 주머니가 남의 일이 아닌 듯 느껴져 일부러 이마트 보다는 시장을 이용했다. 자본주의의 병폐인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나라도 막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처음 이마트를 찾은 날 불행인지 다행인지 계산원의 실수로 5천원의 차비(?)를 받게 되었다. 그냥 빨아도 된다는 순면 티셔츠를 구입했는데 한번의 세탁에 망가져 버렸던 것이다.
그후부터 자연스레 이마트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또 한번은 몇 번 세탁한 옷에 후크가 떨어져 수선을 의뢰했었다. 미안하다며 새 제품으로 교환해 줬다.
그들을 대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외면하며 지역 경제를 위해 시장을 이용할 수 있을까? 반품에 거리낌이 없을뿐 아니라 오히려 이쪽에서 미안해 할 만큼 친절을 베푸는 그들에게서 대기업의 인력 관리에 혀를 내두르게 됨은 나만의 경험이 아닐 듯 싶다.
요즈음 상인이 중심이 되어 대형 마트 진출을 저지하는 일이 있는 것 같다. 순수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것 또한 상인들의 이기주의가 아닌가 싶다.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묻고 싶다. 그 이전에 소비자의 입장을 얼마나 헤아렸는지 또 헤아리려 했는지 그것을 묻고 싶다. 너무 안일하게 소비자를 대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일이다. 소비자는 이제 쉽게 움직인다.
편안하고 친절하고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면 지역 경제라는 대의 명분은 뒷전이 된다. 구매하는 동안이라도 소비자는 왕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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