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가 원주시에 개장한 이후 재래시장의 매출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으며 재래시장의 영세상인들은 심각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원주시 지역상권의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 ‘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퇴출되어야 한다’는 매몰찬 시장논리를 무작정 들이댈 수 없는 것은 할인매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재래시장의 영세상인 모두가 원주시민이며 우리의 이웃이기 때문이다.
대형할인매장의 등장과 이에 따른 재래시장의 쇠락은 원주시만의 문제도 한국만의 문제도 아닌 세계적인 현상이다.
대형할인매장의 경쟁력의 원천은 규모의 경제를 백분 활용하여 소규모 유통업체에 비하여 양질의 상품을 싸게 공급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저렴한 가격만으로 대형할인매장이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큰 성공을 거둘 수는 없었을 것이다.
저렴한 가격과 결합된 강력한 무기는 대형할인매장이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쾌적한 구매환경, 편리한 반품, 교환제도등 양질의 유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다. 소득수준이 높아질수록 유통서비스의 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는 더욱 강해지는 경향이 있으므로 대형할인매장의 경쟁력은 재래시장에 비해 더욱 강해지리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재래시장의 위기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심각한 구조적인 것이다.
재래시장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소극적인 방책은 더 이상 대형매장이 원주시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행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다.
이 정책은 재래시장의 상인들을 보호하는 데는 단기적으로 가장 효과가 있는 방책이지만 일반소비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원주시의 생활여건향상을 저해하여 전문인력들이 원주시로 이주하는 것을 꺼리게 만들 것이다.
더구나 유통산업구조의 세계적인 변화추세를 원주시가 얼마나 오랫동안 막아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대형할인매장이 난립하고 그 위세에 눌려 재래시장이 고사한다면 원주시의 상업자본이 역외로 유출되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따라서 시 당국은 대형할인매장의 진입은 허용하되 난립은 견제하면서 재래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구조조정을 통해 재래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
적`극적인 활성화 정책은 상인들의 치열한 자구노력과 시 당국의 적절한 정책적 뒷받침이 함께 어우러져야만 성공할 수 있다.
첫째 재래시장의 물리적 구매환경을 쾌적하게 변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청결, 냉온방,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시는 투자의 재원을 마련하여 장기 저리로 대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공사기간 중 영세상인들의 생계대책도 마련하여야 할 것이다. 상인들 역시 단기적인 불편과 손해에 연연하지 않고 시설개수 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둘째, 상인들은 고객을 위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경영합리화를 꾀하여야 한다. 시는 중소기업청, 중소기업진흥공단, 상공회의소등과 긴밀히 협조하여 상인들의 친절교육 프로그램과 경영합리화지원 프로그램등을 개설하여야 할 것이다.
경영합리화에는 틈새시장을 노린 취급품목의 특성화와 업종변경 등이 폭 넓게 고려되어야 한다. 이 역시 상인들의 적극적인 참여 없이는 이루어낼 수 없는 일이다. 셋째, 현재의 재래시장을 모두 살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달성이 불가능한 목표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다.
구조조정이 효율적으로 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자기변신의 노력을 하는 시장과 상인들이 살아남고 그런 노력이 충분치 못한 시장과 상인들은 퇴출되도록 시의 지원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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