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대화로 풉시다”

김시장, 1청사내 사무실 제공 등 요구조건 수용
노조, 시위·현수막 공세 등 강경 투쟁 중단키로

원주시를 상대로 한 공무원노조 원주시지부의 시위가 지난 7일 양측의 합의로 끝났다. 지난 1월 시작돼 참으로 질기게 이어져 왔기에 우려스럽게 지켜보던 시민들도 합의 소식에 박수를 쳤다.
합의한 바에 따르면 원주시는 노조 사무실을 1청사에 제공키로 하고, 민감한 부분인 조합원 회비의 원천징수를 제외한 단체협약의 이행 및 조합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공무원노조는 피켓시위, 현수막 게첨, 릴레이시위를 중단하기로 했다.
김기열 시장과 이규삼 공무원노조 지부장 등 양측 대표단은 지난 5일 자정께 시장실에서 만나 이러한 내용에 합의를 봤고 이튿날 합의서를 작성했으며 7일 합의서에 서명하기로 했다. 그러나 서명절차는 생략한 채, 이 지부장의 표현을 빌면 ‘성문에 의한 합의 대신 불문에 의한 합의’를 이뤘다.

이에 대해 원주시 관계자는 “노조의 요구조건은 수용할 수 있으나 공무원노조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단체이기 때문에 공식절차에 해당하는 합의서 서명은 부득이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간 양측이 견지해온 입장이 상대의견을 전혀 수용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에 이번 합의는 ‘극적인 타결’로 비춰졌다. 일부에서는 김 시장의 고집과 공무원노조 해직자들의 강경 입장이 팽팽하게 맞서며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궁지에 몰린 해직자들이 꺼내든 카드는 ‘갈 데까지 가보자’는 식이었고, 김 시장은 주변의 조언에 귀를 막은 채 고집스럽게 밀어부친 데서 전국 해직자들을 원주시청으로 집결시키는 결과까지 초래했다는 것.

합의를 이룬 날에도 경남과 울산 등의 공무원노조원들이 원주에 집결해 규탄대회를 열 계획이었고, 경찰병력이 시청 정문 일부를 봉쇄하는 등 긴장 서린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번 사태로 큰 불편을 겪은 시민들은 원주시와 공무원노조를 싸잡아 비난하는 한편 “재발하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불문에 의한 합의인데다 조합활동의 범위 등도 명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차후 논란이 발생할 여지는 충분히 있다. 대화로써 슬기롭게 해체 나가는 길이 시민 불편을 초래하지 않는 길이다.
이상용  sylee@wonju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