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 제각각 ‘누구 말이 맞나’

시의회 16일 예산 심의


축산분뇨 정화처리시설을 지금 꼭 설치해야 하는가를 놓고 원주시와 시의회가 각기 의견을 달리하고 있다.


축분 처리문제가 대두된 원인은 축분으로 만든 퇴비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했기 때문이다.


관내 축산농가들은 축분을 톱밥과 섞어 발효시킨 뒤 고랭지채소를 재배하는 평창 등지에 팔았으나 최근 들어 채소 재배면적이 크게 줄어 축분 처리에 곤란을 겪고 있다.


이에 대단위 축산농가들은 이 참에 완벽한 처리시설을 갖추겠다며 원주시에 시설비 보조를 요청했고 원주시는 시범사업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번 시의회 추경에 1억8천만원을 계상했다.


원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시범사업으로 1∼2곳에 우선 설치한 뒤 성과를 봐 가면서 확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었다”며 “지금 시점에서 꼭 필요한 예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예산을 심의한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계수조정 과정에서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 과정에서 의원들간 논란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으며 최종 삭감 여부는 16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삭감을 주장한 황보경 의원은 “일정규모 이상으로 축산을 하려면 축분 처리시설을 갖춰 원주시 허가를 득한 후 하게 돼 있는데 만일 축분 처리시설비를 원주시가 지원하게 되면 앞으로 모든 축산농가에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황의원은 또 “횡성군에서 이같이 지원했다가 감사원 지적을 받은 바 있다”고 지적했다.

원주시도 내심 시범사업 추진이 꺼려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분을 완벽하게 정화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없기 때문에 자칫 예산을 들여 설치했다가 효과가 없으면 예산만 날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축분이 흘러넘치게 생겼다고 아우성치는 축산농가를 외면하고 처리시설 설치를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다. 16일 예결특위에서 이 예산을 전액 삭감할지, 아니면 수립될 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