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앞에서 수박을 먹으며…

피서라 하면 더위를 피한다는 의미인 만큼 시원함이 관건이다. 그렇다고 뻔한 주머니 사정상 매일 여행을 떠날 수는 없는 노릇. 나는 얼마 전 알게 된 정보를 활용해 나름대로 무더운 여름을 버텨(?)볼 생각이다.  
샤워를 한 후 선풍기 바람 쐬거나 소량의 물을 몸에 묻힌 후 선풍기 바람 쐬기.

샤워를 하고 나서 선풍기 바람을 쐬면 선풍기 바람이 몸의 물기를 뺏어 갈 때 열까지 뺏어 가 시원함은 두 배로 증폭돼 더욱 시원함을 느끼실 수 있다. 물론 샤워하기 귀찮다면 소량의 물을 원하는 부위에 적당히 묻힌 후 선풍기 바람을 쐐도 무관하다.

두 번째는 찜질방이다. 혹시 이열치열? 이열치열은 더운 것을 못 참는 나로서는 말도 안 되는 피서법이다. 정답은 바로 찜질방의 냉탕과 얼음방을 노리는 것이다. 특히 여름을 많이 타거나 ‘정말 한번 시원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강력추천하는 방법이다.

세 번의 즐거움은 선풍기 앞에서 수박을 먹으며 평소 보고 싶었던 책, 영화보기다. 방법을 알려 준 친구에 따르면 이 피서법의 이름은 ‘절대 복합플레이’라고 한다. 알뜰하면서 즐겁기까지 한 피서법이기 때문에 꼭 ‘절대’라는 단어를 붙여 줘야 한다고. 맛있어서 한 번 즐겁고 시원해서 두 번 즐겁고 재밌어서 세 번 즐거운 알뜰 피서법이다.

여름이라면 역시 공포물을 떼어놓을 수가 없다. 조금 더 현실감 있는 공포를 원하면 극장에서,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고 생각한다면 비디오나 DVD를 빌려 집에서 보면 된다. 물론 어디에서 보던지 무조건 혼자 보는 정도의 센스는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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